삼성.현대, HDD판촉 해외서 격돌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라벨이 붙은 한국산 HDD가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컴퓨터용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생산해 온 삼성전자에 이어 맥스터사를 인수한 현대전자도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HDD 생산체계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국산 HDD도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들 업체들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을 겨냥해 발빠른 움직임을보이고 있어 이들의 판매경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해질 전망이 다. 이처럼 한국산 HDD가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것에대해 관련업계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HDD가 고도의 생산 및 기술력을 요하는 상품이라 세계적인 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한다는 의미 외에도 한국의 기술이미지가 증대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금까지 세계 40여개국을 상대했는데 수출 미개척지나 다름없었던 일본지역 및 해외 거대 메이저로 수출선을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일수출의 경우 유통사인 멜코사를 통해 지난해 1만4천여대 4백 35만달러(약 34억8천만원)의 HDD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그 작업에 더욱 박차 를 가하고 있다.

멜코사는 일본 유통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유통사인 데 삼성전자는 올해는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난 6만대이상의 HDD를 수출한다 는 의욕적인 계획을 세워놓고있다.

또 삼성전자는 멜코사외에 지난 4월 도멘 일렉트로닉스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반도체 유통업체인 마루몬사 등과의 대리점 계약도 추진하고 있어 이 두회사에도 연내에 2만대 이상의 HDD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하고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의 수출물량 중 70%를 점하고 있는 미국시장 및 유럽시장에 대해서도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연초 세계적 PC메이저인 AST사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HDD 에 대한 거대 고객과의 거래도 활발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월8만대 수준이던 HDD생산능력을 연말까지월 16만대로 확충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98년까지 세계 5대 HDD업체로 부상한다는 목표아래 구미 제2사업장 부지에 대규모 HDD 전용공장을 건립키로 결정、 올 1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 구미공장을 내년 6월경 월 30만대 수준으로 완공한 이후 연말까지 월 50만대 생산규모로 확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 구미공장을 통해 HDD생산이 연간 6백만대 규모로 확대되면 그동안 물량부족으로 시도하지 못했던 세계적인 거대 메이저에 대한 수출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93년 미맥스터사 주식의 40%를 인수함으로써 맥스터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던 현대도 HDD수출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세계시장에서 이미 어느정도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맥스터사의 전략적 제휴가 해외시장 공략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이천공장에서 올 8월부터 생산될 HDD가 맥스터의 이름으로 판매되기는 하지만 "현대전자의 생산품"이라는 말도 분명하게 고지될 예정이어서 HDD와 연계된 현대의 이미지도 해외시장에서 뚜렷하게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규모면에서도 현대는 오는 96년 말에는 연간 4백만대 규모인 분기당 1백 만대의 HDD를 생산할 방침인데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시장에 대한 판매도 활발히 추진、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HDD분야에서 나름대로 명성을 구축하고 있는 맥스터로부터 고도의 기술력을 이전받아 세계 시장에서 하이테크놀로지 분야에서도 강자로 부상한다는 것이현대의 전략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해외시장에서의 삼성과 현대의 대결 끝에 어느 편이 강자가 되든 간에 컴퓨터 및 고도 기술시장에서의 한국의 대외 이미지는 상당부분 호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김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