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부차원에서 추진돼온 한.일간 멀티미디어협력사업이 일본측의 공동 프로젝트개발지연과 기술정보교환 기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통산부와 멀티미디어관련 기술 및 인력、 정보 등을 상호협력키로 했던 일본 통산성은 지난해 9월1차 실무 회의를 통해 합의했던 민간차원의 멀티미디어 연구교류회 결성、 표준화정보 와 자료의 상호교환、 전문가의 교환연수、 비디오회의 등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어렵게 성사된 한.일 멀티미디어협력사업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연초에 올 4월말께 서울에서 양국 정부의 멀티미디어 담당과장이 참가하는 2차 실무회의를 제의했으나 일본측이 뚜렷한 이유없이 회의일정을 무기한 연기하자고 요구했다.
통상산업부는 한.일멀티미디어 협력사업을 기한없이 연장할 경우 교류가 어려워 질 것으로 판단、 오는 6월중 2차 실무회의개최를 수정제의했으나 일본 측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협의가 어려운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초 우리나라 통산부와 일본 통상성간에 운영키로 했던 데스크톱 비디오회의 시범사업은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양국정부산하 인력양성기관의 멀티미디어전문인력교환계획도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일본측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마련한 정보산업관련법안 및 제도정비 관련자료를 요청할 뿐, 자국의 멀티미디어 표준화 정보제공은 꺼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일본측은 1차 실무회의에서 우리나라 연구교류회 간사기관인 전 자부품연구소와 실무접촉을 벌일 전문기관을 연말까지 통보해 주기로 해놓고도 현재까지 해당기관을 선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일본측의 협력기피로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현대전자 서울 대 KIST등 산.학.연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교류회를 결성한다는 방침만 세워 놓고 해당업체와 학교、 연구기관엔 통보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측이 멀티미디어협력사업을 꺼리는 것은 기술교류가 활발해질 경우 첨단기술개발력이 급속히 향상되고 있는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이 부메랑 효과 로 인해 각종 멀티미디어제품을 상용화해 해외시장에서 경합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