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용 LBP엔진에 대한 수입선다변화 해제여부가 또다시 관련업계 간에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논쟁은 프린터사업에 나서고있는 엔진제조업체와 이들로부터 엔진을 공급받아 프린터 완제품을 생산하는 중소프린터 업체간에 엔진공급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서 비롯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 4월 엔진제조사인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기존의 동급 제품들 보다 15만원 가량이나 가격을 인하시켜 LBP를 출시、 다른 프린터 경쟁업체들이 제품판매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부터.
큐닉스컴퓨터와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중소프린터 업체들은 엔진제조사가 엔진자체조달의 이점을 살려 저가 모델을 시판함에 따라 다른 제품들의 가격경 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엔진제조사들과 달리 유통마진이 제품가격에 포함된 엔진을 공급받는 중소프린터 업체들이 엔진제조사들과 비슷한 가격에 엔진조달을 받지않고서는 엔진 제조사를 상대로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LBP엔진이 프린터 완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엔진가격에서 차이가 발생하면 컨트롤러등 다른분야에서 원가 절감을 한다해도 가격경쟁을 벌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A4용 LBP엔진이 현재 수입선다변화로 묶여 있어 엔진제조사들의 이같은 횡포에 대해 중소프린터 업체들이 다른 대처방안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 다. 이로인해 현재까지 그런대로 프린터 판매를 해온 업체도 앞으로 판매량을 늘인다거나 시장확대를 꾀하는 등의 계획은 세울 생각 조차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엔진제조사들의 저가경쟁이 LBP의 대중화에 기여、 시장 자체의 확대를 꾀한것은 나름대로 평가할 만하나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다른 프린터제조업체 들로서는 개발의욕 상실은 물론 심한 경우엔 사업포기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엔진제조사인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은 엔진만이 결정 하는 것은 아니다"며 "유통망을 개선하거나 다른 소프트웨어의 개발비를 낮추는 방법으로 가격 경쟁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프린터 업계의 관계자들은 "엔진공급업체들이 현재처럼 다른 업체들의 목줄을 거머쥔 상태에서 저가경쟁을 운운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상황 이 아니다"며 반박하고 있다.
중소프린터 업계에서는 이로인해 "업체간의 부분별 전문화는 물론 상호협조 마저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HP사의 경우、 일캐논사의 엔진을 수입해 사용하면서 다른 응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주력、 세계 프린터 시장의 50%를 점하는 것 등은 남의 나라의 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프린터 업체들은 LBP엔진에 대해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2년 통산부(당시 상공부)는 대일무역역조를 개선하고 국내 LBP엔진산 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이를 수입선다변화품목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국내엔진산업의 육성을 위해 지정됐던 수입선 다변화가 오히려 엔진 제조업체들의 독과점 상태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산업의 정체 상태를 유발시킨 만큼 이제는 해제할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수입선 다변화의 해제를 통해 진정한 경쟁을 유도、엔진업체의 국제경쟁 력을 강화시키는 한편 신뢰성 있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줘야 한다는 것이 중소프린터 업체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에대해 엔진제조업체들은 세계적인 엔진제조사들이 대부분 일본에 편중돼 있는 점을 지적하며 수입선다변화를 해제할 경우 제품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것은 물론 심각한 대일 무역역조도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중소프린터 업체들은 "현재의 엔진가격은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 있다" 고 설명하며 "가격 보다는 제품차별화로 경쟁해야 할 것"도 아울러 제시하고 있다. LBP 엔진이 수입선다변화라는 수혜를 계속 받으려면 프린터업체간 상호협력 과 전문화가 가능하도록 풍토를 조성、국내 프린터 산업의 발전 및 시장의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주위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윤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