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유럽, 자동차 운행시스템 연구 활발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자동차 운행시스템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상대적으로 관련기술 수준이 뒤처져 있는 것으로 간주되던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이 분야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세계 자동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벤츠 BMW 볼보 등 유수의 브랜드를 가지고도 자동차의 생산량, 시장점유율 등에서 미일에 밀리고 있는 유럽의 자동차업계가 자동차산업 부활의 싹을 이 새로운 시스템에 두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유럽 업계는 2020년이 되면 각 도시는 지금보다 적어도 1.5~2배이상 차량이 증가하는 등 교통량이 상상을 훨씬 넘어서는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현재의 운행방식으로는 운전자들이 운전대를 잡고도 갈 곳이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동차가 도로에는 올라섰지만 한바퀴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른 운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 자동차 운행시스템이다. 자동차 운행시스템이 업계 관계자들의 이상대로 실현된다면 운전자들은 교통 혼잡지역을 미리 알고 정체가 심한 도로를 우회, 길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관련업계는 현재까지의 기술로도 이같은 운행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체 도로를 피해가게 하고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도로의 혼잡상태를 안내해줄 수 있을 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일부 자동차에만 채용되고 있는 운행시스템이 시험단계를 지나 널리 보급되면 도로 정체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 은 입을 모은다.

영국에서 발간된 한 보고서는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쳐 전자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그 가운데에도 가장 큰 변화는 운행장치 부문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및 관련 전장품업체가 도로의 정체상태를 완화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들은 이 부문에 대략 6억5천만파운드를 투자할 예정이 고 오는 2000년이 되면 이 수치는 52억파운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어도자금문제만큼은 기술개발의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면 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놀랍게도 미래에 선보일 자동차 운행장치 개발의 단초를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발견하고 있다.

이 기기는 현재도 대부분의 차량이 내장하고 있어 새로운 기술의 탄생을 기대해온 운전자들을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운전중에 음악 등으로 즐거움을 주는 이외에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가 교통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송받아 그 정보를 저장 및 활용해 도로의 혼잡도, 도 로상의 공사나 사고 등을 감지해 최적의 길을 찾아 목적지까지 인도해준다.

라디오 카세트 플레이어는 카폰과 연결되어 운전자가 원하는 전화번호도 안내해주고 자동차의 현재위치 등을 알려주는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계기판에 부착된 소형 스크린의 역할도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 다. TV모니터 모양의 이 스크린은 가고자 하는 도로위치를 표시해주고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어디서 우회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가르쳐 준다. 그 방향은 음성으로 알려준다.

도로상에서 자동차의 위치는 무선 주파수 데이터시스템(RDS)신호로 반응하는 GPS(지구 측위위성)에 의해 자동차 운행시스템에 내장된 CD롬의 디지털지도상에 계속적으로 모니터링된다.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보면 미국과 일본이 자동차 운행장치부문에 있어 기술 선진국임에 틀림없다.

특히 일본의 경우 운행시스템이 장착된 자동차들이 수년전부터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의 수출은 다소 이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도의 디지털 화가 도쿄와 같은 몇몇 거대도시 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경우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시험운용되고 있다.

제너럴 모터즈(GM)사는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주 일부지역에서 "올즈 모빌" 시리즈에 운행시스템을 탑재, 시험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독일의 BMW사가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공동으로 "카린"운행시스템을, 역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보슈사와 공동으로 "오토 파일럿"이라는 운행 컴퓨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푸조, 시트로앵사가 올해안에 운행시스템을 채용한 자동 차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으로 있고 르노사도 사젬사 등과 프랑스지역에서 2천대의 자동차를 대상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업계가 운행장치 실용화 연구에 몰두하는 동안 공공기관은 교통 혼잡 지역을 우회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시스템은 정체 빈발지역에 자외선 센서를 설치, 이 센서가 보내는 무선신호를 취합하여 자동차내의 스크린으로 신호를 보내는방식으로 되어 있다.

자외선 센서는 2마일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고 정보는 3분 간격으로 새롭게들어간다. 앞으로는 도로상태 관련 정보를 실시간에 더욱 가깝도록 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향상될 전망이다.

또한 자동차의 스크린에 떠오른 도로의 부분지도는 특별 정체지역을 집중적 으로 확대, 이 지점에서 차량의 속도를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신호는 차량의 정체길이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운행장치라는 마법의 유리구슬이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외치는 자존심의 회복 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유럽인들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허 의 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