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 신화주역 스티브잡스의 야망 (78)

회사전체에 연결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그와같은 제약이 있거나 모듈이 여러개 필요하다면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다메이션사는 윌리엄 모 리스에게 디자인을 조금 단순화시켜 달라고 부탁했지만 윌리엄 모리스는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아다메이션사는 그 일을 넥스트에 넘기고 도중 하차하고 말았다.

넥스트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없었다. 넥스트는 아다메이션사가 2년 동안 이룩한 개발 실적을 모두 파기하고 91년 처음부터 일을 다시 시작해야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큰 고객을 만족시켜주기 위해 넥스트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했다. 넥스트는 엔지니어들을 달래가며 회사내부의 문제가 폭발하여 밖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썼다. 넥스트라는 작은 회사 가 윌리엄 모리스라는 고객에게 쏟아 붓는 엄청난 자금 이외에도 다른 대형 기업고객이 넥스트로 눈을 돌리도록 하는 비용도 많이 들었다. 넥스트가 윌 리엄 모리스와 함께 같은 계통에 있는 다른 고객의 요구를 들어주었더라도넥스트는 별 이득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할리우드에서는 뛰어나면 화려한 명성을 얻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정확히 말하자면 넥스트가 먼저 별 특징 없는 보험회사와 거래했더라면 넥스트 와 넥스트의 파트너인 비즈니스랜드는 더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윌리엄 모리스는 89년과 90년에 공급된 넥스트 컴퓨터가 회사로서 처음 사용하는 컴퓨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윌리엄모리스에이전시 사람들은 워드프로세싱이 무엇인지 전자 메일이 무엇인지를 알지못했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그런 기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에이전시 직원들은 조금 예외적인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 있다.

넥스트컴퓨터가 독특하고 뛰어난 기술로 제작되었다는 과장된 소문이 나돌았지만 그 에이전시에 있는 넥스트 제품들은 회사 내에서 메모를 전송해주는기본적인 통신 기능정도만 할 뿐이었다. 이런 기능들은 1만달러짜리 워크스테이션이 아니더라도 저가제품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지루한 사무실 환경에서 음향 기능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었다. 그러나 윌리엄 모리스는 다른 회사제품과 같이 음향기능이 없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메모는 한 주에 수천건에 이르는데 그 많은 메모들을 어떻게 들을 수있겠는가? 이 시스템이 다른 점이 있다면 누가 무엇에 대하여 통신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상급자를 헐뜯는 내용과 일을 어떻게 하면 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잡담이 상급자의 컴퓨터에 수록되는 바람에 6명이 해고된 적이있었다. 그러나 그런 기능은 넥스트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네트워크 시대에사용되고 있는 어떤 컴퓨터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는 컴퓨터로 베벌리힐스나 뉴욕 사무소와 통신할수있게 되어서 만족해 했다. 그러나 넥스트 컴퓨터와 음악 부서에 있는 다른 컴퓨터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윌리엄 모리스는 넥스트의 장점을 꼬집어서 내세울 수 없었다. 그는 일반적인 컴퓨터의 특성과 넥스트 컴퓨터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구분하여 부각시키지 못했다. 그 에이전시는 또 어렵게 설치한 넥 스트 네트워크의 부진한 기능과 잦은 충돌을 감내해야만 했다. 넥스트 네트 워크는 선사와 다른 업체들이 만든 서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지만 넥스트는그렇게 하지 않았다. 넥스트는 네트워크 설치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졌기 때문에 서버 대신에 넥스트 컴퓨터를 사용했고 그 결과 네트워크의 기능을 저하시켰다. 그 에이전시는 컴퓨터를 사용해 본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넥 스트의 장점들을 부각시킬 수도 없었고 다른업체로 하여금 넥스트를 구입하도록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넥스트 컴퓨터를 도입하여 그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전화 받는 일을 줄여 보겠다는 마이크 심슨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스티브 잡스가 말한 90 년대의 가장 뛰어난 제품인 넥스트 큐브컴퓨터의 첨단기술도 70년대초에 개발된 전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걸려오는 전화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교환원 들은 그 많은 전화를 도저히 컴퓨터에 입력시킬 수 없었다. 기존의 방법대로종이에다 손으로 전화번호를 기재하는 방법이 가장 손쉬웠다.

넥스트 큐브의 "퍼스널 메인프레임기능"과 디지털 신호처리기능 그리고 여러가지 전자적 기능들이 사실상 수동작업을 선호하는 직원들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넥스트컴퓨터는 한가지 간단한 일에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큐브컴퓨터에다 전화번호 목록을 저장한 다음 전화기에 연결시켜 놓으면컴퓨터 자판 하나만 눌러도 전화를 걸 수 있었을 것이다.

91년 윌리엄 모리스사 직원들은 이런 기능이 경쟁업체인 크레이티브 아티스 트 에이전시가 구입한 매킨토시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컴퓨터 로 전화를 거는 기능은 비싸지도 않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것으로 초기 IBM호환기종도 그런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그 에이전시는 그들이 요구한 주문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업체 들은 오래전부터 다른 컴퓨터가 제공하는 편리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향유하고 있었다.

사양길에 접어든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가 아직은 건재하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동안 부상하는 신생 크레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는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애써 선전할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