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세탁기-대용량화, 인체공학적, 고광택.색상다양

결혼시즌을 맞아 수요가 늘면서 세탁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를 비롯 삼성전자, 대우전자등 가전3사외에 동양매직, 신일산업이 그동안 수요를 크게 앞지르는 공급과잉으로 빚어진 판매부진을 탈피, 시장점유율 을 높이기 위해 기능과 디자인을 보강한 신제품을 개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탁기시장은 그동안 소비자들의 소득향상과 편리한 세탁문화 정착등에 힘입어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판매규모가 지속적으로 신장돼 왔다. 지난 92년 1백 38만대였던 세탁기 판매량은 93년에 1백56만대로 11.3%의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지난 94년에는 6kg급이상의 세탁기에 대해 10%의 특소세가 인상된후세탁기 공급은 1백41만5천대로 전년대비 9.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동안 전자레인지가 25.4%, 냉장고와 컬러TV도 각각 5.4%와 2.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세탁기수요가 얼마나 부진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특소세 인상을 계기로 대량가수요를 형성했던 세탁기시장이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 최근 소득수준향상에 따른 대형제품의 대체수요급증 등 성장요인으로 인해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장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전문가들은 대부분 올해 세탁기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백42만대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연간수요량이 1백50만대에 이를 것으로예상하는 업체도 있다.

정부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끝난 88, 89년사이에 집중됐던 전자동세탁기 에 대한 대체수요가 일어날 경우 1백76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기까지 한다. 이들의 예상은 현재 세탁기 보급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는 데다 특소세 인상이 이루어진 94년의 세탁기수요가 전년대비 9%이상 줄어든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 가전3사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품질고급화를위해 스테인리스조를 채용하고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신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디자인과 색상의 고급화를 통해 수요창출에 나섰다. 또한 국내 소비 자들이 대형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전략제품을 종래 7kg급에서1 0kg급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물량으로는 가장 많은 58만3천대를 판매한 LG전자는 인버터제어방식 의 모터를 채용, 세탁날개의 회전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위상제어 세탁기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10kg급을 중심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기현상을 보이자 세탁기 전모델에 위상제어기능을 기본기능으로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로스비캡을 채용하고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한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시판중인 세탁기 전모델수는 12개에 이르는데 그중 전략제품으로 꼽고 있는 5개모델(SEW-9092M, SEW-8092M, SEW-80S1, SEW-1096B) 등의 판매비중은 70%를 상회할 정도다.

대우전자는 세탁기업계의 후발주자이면서도 경쟁사의 시장잠식을 위해 다각 적인 전략마련에 나섰다. 이같은 전략의 하나로 올해 신제품이 출시되는 대로 부산, 대구, 광주등 전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는 제품발표회를 개최할 계획 이다. 후발업체인 동양매직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고급제품의 시장창출 에 주안점을 두면서 경쟁업체와 품질 및 제품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들어 세탁기업계의 새로운 변화로는 기존 제품과 개념을 달리한 신개념의 세탁기 개발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사용상의 편리성에 초점을 맞춘 인체공학 적 개념을 가미한 신제품은 그동안 단순 세탁기능이 강조된 재래식 세탁기를 제치고 주력제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춰 최근 유전자이론을 적용, 세탁물의 오염정도와 세탁용량에 따라 물과 회전날개의 속도, 세탁시간 등을 자동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세탁기의 개발을 완료, 본격적인 양산에 나섰으며 대우전자도 탈수된 세탁물 을 바람을 통해 완전히 말려주는 건조기능이 부가된 건조세탁기 출시를 서두 르고 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정확한 신개념 세탁기의 개발, 출시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삼성전자가 자사의 전략제품인 위상제어세탁기 견제용으로 유전자이론을 적용한 새로운 세탁기를 내놓은 만큼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한 첨단세탁 기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전례에 따르면 신기술 적용 세탁기가 일반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어 전체 세탁 기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신개념의 세탁기 개발 못지않게 가전3사는 이미 기존 제품과 차별화 한 제품을 내놓고 틈새시장공략에 적극 나섰다.

대우전자는 국내 처음으로 주방 설치에 적합토록 설계된 시스템키친식 세탁 기 "공기방울Z"를 개발, 지난 3월말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의 경우 싱크대,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등과 함께 현대식 가정부엌에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을 뿐아니라 탈수시 작동하는 브레이크시스템을 민감하고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도어오픈 센서를 채용, 부유층수요를 겨냥 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4월들어 최근들어 늘어나고 있는 독신자, 노인, 맞벌이부부등의 수요에 대응, 조작이 간편하고 용량이 작은 콤팩트형 카오스세탁기 5.5kg급2 개모델을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다.

가전3사가 이처럼 신모델 개발을 활발히 추진, 대대적인 판촉경쟁에 나서면서 판매실적이 눈에 띄게 크게 신장되고 있다. 주요 가전업체들의 3~4월 판매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정도 신장된데다 5월들어서도 이같은판매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이를 설명해 준다.

LG전자는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 연말까지 72만대, 3천1백억원의 매출달성을 기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42만8천대보다 40%이상 늘어난 62만대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또 공기방울세탁기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대우전자는 올해중에 월평균 4만대 이상의 판매목표를 책정해 놓고 있다.

올해 세탁기시장변화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탁기의 대형화추세. 일반소비자들의 대형제품 선호의식에 맞춰 8kg급 대형제품의 판매가 더 욱가속화되고 있다. 판매용량별 예상시장점유율을 보면 그동안 6kg급이하의 소형세탁기 판매비중이 80%정도에 이르렀으나 근래 1~2년동안 대형제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소형제품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단지 대형제품의 구색제품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올들어 1.4분기까지 6kg이하의 소형세탁기 판매비중은 10%정도로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이와 달리 지난해 20%내외에 그쳤던 8kg이상 대형 세탁기의 판매는 올해 60%이상 될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적인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세탁기시장에서도 8kg이상의 대형세탁기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미 다. 특히 지난해 연말이후 가전3사가 내구성이 좋고 세탁물찌꺼기가 부착되지 않은 세탁기개발 요구에 부응해 내놓은 스테인리스 채용 세탁기는 모두 10kg이상 대형제품들이다.

세탁기 시장의 이같은 변화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 다양한 색상 선호경향, 기존제품의 퇴조에 따른 대체제품개발 필요성 등에서 연유한다.

이전의세탁기는 단순히 세탁물을 빨리 편하게 세탁하는 것이었으나 올들어가전3사가 내놓은 세탁기는 이 기능에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이나 고급인테 리어를 가미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들어 가전3사가 경쟁적으로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도이같은 포석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일반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기능 을 갖춘 제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경쟁에 뒤질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서 비롯된 것이다.

가전3사가 주택의 내부가구 색상이 청색을 비롯 녹색등으로 유색화하는 경향 에 맞춰 다양한 색상의 세탁기를 출시하거나 고광택의 하이그로시제품을 발표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서 연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탁기시장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현안문제는 공급과잉이다. 올해 가전3사가 내수목표로 계획하고 있는 세탁기생산량은 LG전자 72만대를 비롯, 삼성전자 62만 대, 대우전자 50만대를 합쳐 모두 1백84만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올해 예상판매량 1백50만대에 비해 30만대이상 많다는 계산이다. 특히 동양매직과 신일산업의 생산량까지 합치면 생산과잉분은 40만대를 훨씬 넘을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려되는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가전업체들은 시장점유율확 대경쟁을 위해 대리점의 세탁기할인율을 지금보다 더욱 늘려야 한다. 현재평균20%정도되는 할인율을 25%선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다시말해 대리점의 판매촉진을 위해 할인율을 5%정도 높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가전업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세탁기를 한대 팔면 가만히 앉아서 경상이익의 5%가 그냥 대리점으로 흘러간다는 얘기다. 세탁기의 공급과잉에 따른 가전업체의 경영악화가 현재로선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조짐 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된 가전3사의 세탁 기 무이자할부판매가 기간연장으로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으며 무이자할부기 간도 종래 9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나 전국 대리점에서 실시되고 있다.

가전3사는 무이자할부판매에 따른 구체적인 경영압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않고 있지만 가전업체의 수익악화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가전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제품출하와 단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가전유통점의 모델관리에 어려움이 많고 AS에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세탁기의 라이프사이클은 대개 1년정도이지만 최근들어 세탁기의 뚜렷한 성수기가 없어지면서 라이프사이클이 6개월로 단축되는 양상를 보이고있다. 이것 또한 세탁기시장의 확대를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무튼 올 여름 세탁기시장은 가전3사의 품질향상과 품목다양화에 힘입어 신 개념 세탁기를 둘러싼 판매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기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