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계가 국내가전업체들의 유럽 현지공장 신.증설에 가격인하 등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들은 우리나라 가전3사가 최근들어 유럽지역에 TV.VCR.전자레인지 공장을 신.증설하자 현지가격을 대폭 인하하고 한국 전자제품에 대한 악성루머를 유포하면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자제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반덩핑제소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현지 생산공장의 신.증설을 미룰 수 없는 입장이어서 올해 유럽시장에서 한.일간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나이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최근 제품별로 다르지만 그동안 1백50달러선을 유지하던 컬러TV 가격을 대당 10달러정도 낮췄으며 20인치의 경우는 1백90달 러선에서 1백70달러선으로 무려 20달러 인하했다.
VCR와 전자레인지도 최고 20달러에 이르는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사 등은 또 우리나라 가전업체들이 생산량을 계속 확대할 경우 현재 생산가동률 70%선에 그치고 있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샌산공장 가동률 을 90%이상으로 끌어올려 물량공세를 취한다는 전략을 간접경로를 통해 흘리고 있다.
더욱이 일본 업체들은 대외홍보에도 나서 한국산 전자제품이 원가이하로 판매되고 있다고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이처럼 일본이 우리나라 전자업체의 생산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으로 적극 대응해온 가격경쟁력 우위전략이 급격한 엔고현상으로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이같은 저가공세는 일시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경쟁을 위해선 국내 전자제품의 가격을 일본 인하폭만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채산성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