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초로 일본 TDK에 플래시 메모리 공급

D램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의 일본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

일본의 유명전자부품업체인 TDK사는 최근 PC시장진출을 선언하고 PC용 메모 리 카드로 삼성전자의 16MB NAND형 플래시 메모리를 채택、 월 6천개에서 3만개까지 구매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TDK의 이같은 발표는 엔고에 따른 경쟁 력 고를 위해 일본의 세트메이커들이 한국산부품채용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발표된데다 특히 플래시 메모리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대해 일본의 반도체메이커들은 벌써부터 한국산 반도체의 대대적인 공급 을 크게 의식하고 견제하는 분위기다.

일본 업계 최초로 한국산 플래시 메모리를 채택키로 한 TDK도 이같은 현지의분위기를 의식、 "신규참여업체인 TDK로서는 저가화전략이 불가피하며 엔고 에 대처키위해 한국산 메모리를 섭외한 결과、 삼성전자의 가격이 가장 저렴해 이를 채택키로 했으며 이를 통해 메모리카드의 경우도 20MB타입의 경우기존제품에 비해 1만5천엔정도 싼 9만5천엔에 공급이 가능케 됐다"고 공식 발표、은근히 한국산을 "값싼 비지떡"으로 비하시켜 무마하려는 속셈을 드러냈다. 이는 한국산 플래시 메모리의 일본시장진출에 기존일본메이커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D램에 이어 플래시 메모리까지 한국에 뒤져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위기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전기를 꺼도 데이터를 그대로 보호하며 읽기와 쓰기를 동시 에 할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인해 차세대기록매체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위기감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에 개최된 국제반도체소자모임인 "ISSCC"에서도 참석한 기술자들이 플래시 메모리의 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추진돼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차세대 메모리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에 모두 공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이 부문 세계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인텔을 비롯해 AMD.미쓰비시 등 현재 시장기득권을 확보하고 있는 7개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가운데여타업체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16MB 플래시메모리 기술을 발표 、 철옹성의 벽을 두드렸다. 당시 발표장에서 삼성의 플래시메모리기술이 기존업체들에 비해 오히려 한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 TDK가 "싼 값" 운운한 것은 다분히 국내 동종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플래시메모리부문에 서 2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13위업체로 올라선 바 있다.

이번 삼성의 플래시메모리공급에 일본측이 눈쌀을 찌푸리는 또 다른 이유는 삼성의 대일반도체수출이 최근들어 위험수준에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삼성전자의 대일반도체수출은 D램을 중심으로 총6억4천7백만달러에달했다. 92년의 1억2천6백만달러에서 93년 2억4천1백만달러에 이어 2년만에 무려 5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시장점유율도 92년의 0.6%、 93년 1.0%에서 지난해에는 2.1%까지 뛰어올랐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체업체가 10억2천 9백만달러에 3.3%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서 3분의2 가까이를 차지하고있는 것이다. 일본업체들이 삼성의 일본플래시메모리시장진출에 알레르기반 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경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