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가격인하에 대한 유통점 반응

가전업체의 이번 가격인하가 얼마만큼 가전판매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인가.

LG전자와삼성전자 유통점들은 1일부터 실시된 주요제품 가격인하가 몰고올 파장을 계산하기에 바쁘다.

대부분의 유통점들은 올들어 가전제품의 판매부진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있고 지난 5월에는 한꺼번에 20~30%의 매출감소세를 보였다는 점을 들어 일단 이번 가격인하가 매출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가격인하설이 나돌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을 감안 대기수요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효과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TV 냉장고 세탁기 VCR등 주요 제품의 보급률이 이미 1백%에 육박해 신규 수요보다 대체 수요가 매출을 주도하고 있어 5~7%의 가격인하가 수요를 촉발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또 에어컨 조기 판매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호재가 없다는 것과 비수기라 는 계절적인 요인、 지방자치선거라는 악재가 가격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가격인하에서 유통점들이 바람직하게 보고 있는 것은 제조업체에서 가격인하에 따른 세금 환급분을 자체 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움에 따라 지난 가 격인하때 한바탕 난리를 겪어야 했던 공장환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유통점들은 가격인하가 일정부분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공감하고 있지만 그로인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소비자들의 몫이어서 자신들이 얻을 것은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전만큼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5~7% 매출을 더 늘려야 한다. 장기적으로 과거보다 10% 이상의 판매가 확대되지 않는다면 고생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지적이다.

한편 소비자들의 반응은 구매가격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단기간의 할인판매가 아니라는 점이 충동구매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데 50만~1백만원짜리 가전제품이 5만~6만원 떨어졌다고바로 구매에 나서겠느냐"는 입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가격인하는 소비자들에게 이득을 돌린다는 측면도 있지만 유통시장 전면개방에 앞서 국내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다소 향상시킨다는데 더 큰 의의를 두는게 오히려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