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업 반월공장 화재, 정상화 배경

지난 4월에 발생한 대덕산업의 화재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민생용 PCB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지난 4월11일 발생한 대덕산업 반월공장의 화재로 PCB생산라인 가운 데 오토프레스 등 상당부분의 설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자 가전3사 를 비롯한 세트업체들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대덕산업은 생산규모나 품질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민생용 PCB 전문업체로 월평균 35만㎞의 민생용(페놀)PCB를 생산、 국내수요의 30%이상 을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특히 삼성전자.대우전자.마산지역 소니사등품질요구가 까다로운 국내외 가전유력업체들에 주력공급해와 PCB시장에서시장점유율이상의 지배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국내PCB수급도 지난해말부터 불어닥친 수요급증세로 빠듯한 상황을 보이고 있는데다 세트업체들의 JIT개념의 생산관리가 널리 확산돼온 터라 대 덕의 생산차질이 한달 이상 장기화될 경우 가전3사를 비롯한 국내주요세트업 체들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단지 이같은 전망 이 공론화될 경우 가수요를 부추겨 가뜩이나 공급부족상황을 보이는 PCB수급 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돼 쉬쉬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화재발생 50일이 지난 현재 민생용 기판시장의 수급은 거의 정상에 가깝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대우 등 주요수요업체들의 TV.VCR 생산은 수급의 고비로 점쳐졌던 지난달 중순이후에도 별 차질없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대덕산업측의 발빠른 대처노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덕은 화재발생당일부터 화재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한 다는 방침아래 노동조합의 협조를 얻어 24시간 풀가동생산체제를 들어갔다.

노조가 자발적으로 앞장선 무휴 24시간 풀가동생산체제로 생산성이 종전보다 무려 30%이상 높아졌다고 동사는 평가한다.

이와함께 외주업체들의 지원도 PCB수급정상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들 중소외주업체들은 호경기로 밀려드는 주문 가운데에서도 PCB업계의 "맏형 "격인 대덕산업의 물량을 우선 생산해 이번 대덕산업화재로 인한 파장을 축소시킬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당초 우려한 파동을 잠재우고 수급안정화를 가 능케한 대덕산업의 저력에 동종업계도 상당히 놀라고 있다"며 "큰 위기는 넘긴 만큼 앞으로도 별다른 파동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덕산업의 한 임원도 "사고 50여일이 넘도록 별다른 파장이 없는 것은 회사내에서도 기대이상의 성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덕산업은 화재로 손.망실된 15대의 오토프레스의 교체 및 개보수가 이달초에는 완료될 것으로 보고 늦어도 이달 중순부터는 완전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번 설비재구축을 계기로 기존 월35만㎞의 생산능력을 45만㎞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아래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PCB수급 상황은 오히려 화재이전보다 한층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