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CPU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인텔과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석영전자가 최근 대리점계약을 통해 손(?)을 잡음으로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게 나돌던 두 회사간의 제휴관계가 지난 6월 9일 대리 점계약체결로 사실화됐다.
이로써 인텔은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석영을 발판으로 대한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으며, 석영전자는 CPU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인텔의 파트너로서 반도체 전부문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인텔의 반도체유통과 관련한 대리점계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텔은 그동안 동백전자와 대리점관계를 맺고 각종 반도체 제품판매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인텔과 동백전자는 제품공급과 판매를 둘러싼 첨예한 의견마찰로 지난 3월 결별하게 됐다.
이번 인텔과 석영전자의 제휴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인텔의 파트너로서 동백전자가 했던 역할을 석영전자가 어떻게 수행 하느냐는 점과, 현재 인텔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얼마만큼 경쟁을 벌일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텔의 거래선으로 석영전자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부정 하는 유통업체들은 없다.
하지만 석영전자가 부품유통의 핵심제품인 인텔의 CPU를 판매함으로써 부품 유통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잡을 것이 아니냐는 데 유통업계들이 긴장하고 있다.
석영전자는 인텔 제품의 공급과 관련、 자사의 영업력을 높이 인정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인텔이 동백과의 관계 청산 이후 쌓인 물량처분을 고심하던 중 그동안 부품유통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자사를 선정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석영전자는 연간 9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부품유통업계에서 타의 추종 을 불허하는 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각종부품을 시중에 판매하면서 영업력을 인정받아왔다. 이러한 영업력이 인텔과 손을 잡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석영전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번 인텔과의 대리점계약체결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석영전자 는 지난해말로 삼성전자와 제품공급계약을 해지하긴 했으나 역시 계열사인 석영인터라이즈가 삼성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자칫 부품유통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는 게 현재로선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없다. 특히 대리점으로 하여금 자사제품만 취급하도록 하는 삼성전자의 대리점 영업전략에 비춰볼때 제품공급선인 석영인터라이즈의 계열사인 석영전자가 인 텔제품을 공급하는 것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유통업계 의 지적이다.
이밖에 이번 인텔이 석영전자를 대리점으로 만든 것은 인텔이 그동안 인텔의 제품을 공급해오던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하여튼 이번 두 회사의 제품공급 및 판매계약은 부품유통업계 의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정택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