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즙기 가격 현실화 왜 필요한가

녹즙기시장의 활성화가 지연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녹즙기 가격을 국내 가정에 맞는 현실적인 수준으로 내려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해 이미 녹즙기에서 인체에 해로운 쇳가루가 나온다는 열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올초부터는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던 녹즙기시장이 아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어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녹즙기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해 불어닥친 쇳가루파동으로 소비자들에게 심어졌던 녹즙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아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보다 큰 요인은 녹즙기 가격이 너무 비싼 데 있다는 분석이다.

녹즙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시절에는 소비자들이 효용성보다는 유행에 따라 이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런 녹즙기 열풍이 가라앉은 최근 들어서는 소비자들도 제품의 가격과 효용성에 대해 여러모로 재고나서 제품을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지난해 쇳가루파동으로 인해 도산한 업체들이 남긴 재고물량이 덤핑 으로 유통되면서 녹즙기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는상황이다. 그런데 현재의 녹즙기 가격은 고급 정품의 경우 40만원에서 50만원대를 형성 、 국내 가정에서 과일주스 등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주서나 믹서 가격에 비해 2배이상이나 비싸다.

녹즙기는 기어를 이용해 각종 녹즙재료를 으깨서 짜주기 때문에, 칼날을 써서 즙을 만들어주는 주서나 믹서에 비해 착즙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가격 이 2배이상 비싸다는 것은 커다란 단점이 되고 있다.

이처럼 녹즙기 가격이 높아진 것은 녹즙기 시장이 한창 번창할 당시 업체들 간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 업체들이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녹즙기에녹즙을 만드는 기능 외에도 과일깎기 기능이나 국수뽑기 마늘다지기 등 다양한 기능을 부가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상 이러한 부가기능들은 사용빈도수가 극히 미미해 쓸데없이 제품의 부피와 무게만 늘리고 가격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정품의 경우는 아직도 판매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가격만 제대 로 조절하면 수요는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

최근 신문지상을 통해 할인판매를 선전하면서 재고품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 에 팔고 있는 업체들이 계속 눈에 띄고 있는 등 녹즙기 할인판매가 소비자들 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심지어는 바로 이런 점을 노려 일정물량을 단발성 할인판매로 처분하고 문을닫아버리는 유령회사들도 속출、 유통질서를 흐리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품을 판매하는 대리점들이 제품을 제값에 판매하기가 어려운 실정이고 보면 음성적인 판매를 근절하고 녹즙기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녹즙기 가격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최근 10만원에서 20만원대의 보급형 녹즙기를 출시하 고 있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소비 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녹즙기 가격인하는 녹즙기 제조업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괴로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녹즙기는 꽤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돼 왔는데 판매량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낮춰 이익을 줄인다는 것은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문란한 녹즙기 시장을 고려하면 당장의 조그마한 이득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실정 이다. 녹즙은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에도 자주 사용돼 왔을 뿐 아니라 몇년 전부터는의료학계에서도 건강식품으로 인정하고 이의 섭취를 권장하고 나섬에 따라 녹즙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다시금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줄 수 있는 업체들의 서비스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