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컴퓨텍스 95" 출품 동향

세계 컴퓨터산업에서 주변기기 분야를 석권하고 있는 "부품왕국" 대만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컴퓨터 전시회(컴퓨텍스 95)"는 대만 전자산업의 현재와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다.

올해 "컴퓨텍스95"가 열린 타이베이시의 국제무역센터(TWTC) 전시장은 지난5 일부터 9일까지 5일동안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5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참가업체가 6백37개로 크게 늘어났고 인근 국제회의장 TICC 내 3만2천㎞규모의 "Rising Stars Hall"까지 전시공간으로 확보하는 등 최대규모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특히 "Rising Stars Hall"에는 치코니를 비롯해 타퉁.엘리트그룹 등 대만 전자업계의 상위 9개 업체들의 부스가 따로 마련돼 대만 컴퓨터산업의 미래를 볼 수 있게 했다.

1천4백84개 부스가 갖춰진 올해 컴퓨텍스는 CPU와 PC시스템을 포함해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각종 주변기기들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전시품목은 홈PC시장을 겨낭한 "모니퓨터(M oniputer)"제품들. 모니퓨터 제품들은 펜티엄 CPU와 PCI아키텍처로 작동되는 최첨단 PC시스템. 비디오CD를 볼 수 있는 MPEG기능은 물론 CD롬과 오디오CD 그리고 TV기능 등 여러가지 오락기능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상당수 대만업체들이 모니터와 PC본체가 하나로 통합된 모니터와 PC일체형 제품들을 이번 컴퓨텍스에서 대거 선보였다. 이 일체형PC는 특히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가지고 홈PC시장을 마케팅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향후 국내 홈PC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품된 노트북의 멀티미디어 바람 역시 이번 전시회에서 관심을 끈 분야이다. 오디오칩과 CD롬 드라이브는 물론 TV튜너카드와 MPEG기능까지 내장한 멀티미디어 노트북이 다수 선보였기 때문이다.

대만 투윈헤드사가 출품한 최신 멀티미디어 노트북은 가장 앞선 노트북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 노트북은 MPEG기능을 적극 지원하는 미국 시러스로직사의 새로운 VGA칩세트를 내장하고 있다. 그 결과 MPEG디코더칩이 불필요해졌고전체 메모리량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윈도즈95의 공식발표가 속속 다가오자 출품업체들은 "Building for Windows9 5"란 홍보구호를 외치며 이번 전시회에 나섰다. 때문에 이번 컴퓨텍스는 PC하드웨어들이 새로운 OS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고 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윈도즈95를 위해 고안된 제품에는 시스템 완제품을 비롯해 마더보드 애드온 카드 그리고 모니터 등이 있다. 특히 윈도즈 95와 플러그 앤 플레이를 지원하는 마더보드와 애드온 카드가 선보여 이 분야의 기술변화 추세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올해 컴퓨텍스에서 주종을 이룬 제품으로는 역시 모니터.키보드 등의 주변기기 분야. 이번에 출품된 제품들은 주로 15인치이상의 중대형 모니터들.

대만의 CTX사가 출품한 20인치와 21인치 모니터는 CAD.CAM 등 고화질의 그래픽과 이미지 작업에 적합한 상품으로 관람객들의 환호를 불렀다.

또 뷰소닉사는 사운드가 완벽하게 구현되는 멀티미디어 모니터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전시기간동안 멀티미디어 영역에서 관람객의 관심을 끈 것은 MPEG카드 였다. 이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PC의 기본사양으로 자리매김한 MPEG카드의 중요성을 참여업체들이 예견한 결과다.

멀티미디어 바람은 오디오.모뎀.팩스 및 전화기능을 결합할 수 있는 애드온 카드로도 이어져 관련제품들이 여럿 선보였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대다수가 디지털 프로세서 기술에 강한 IBM이나 아날로그 디바이스같은 외국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

이번 컴퓨텍스의 전시부스들을 살펴보면 상당수 대만업체들이 CD롬 드라이브 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쉽게 알게 된다. 다수의 대만업체들은 기존의 2배 속 드라이브와 함께 4배속 모델을 선보였고 몇몇 업체는 MPEG기능을 가진 새로운 CD롬 드라이브를 내놓아 관람객들의 주의를 끌었다.

고성능 펜티엄칩 역시 출품업체는 물론 참관인들의 빼놓을 수 없는 관심거리. 이 때문인지 상당수 업체들이 90MHz이상의 펜티엄칩을 선보였다.

또 차세대 CPU로 각광받고 있는 넥스젠의 586、 사이릭스의 M1 그리고 인텔 의 P6들도 각각의 부스에서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대만업체들은 이번 전시회 기간중 취약한 네트워크분야에서의 도약을 위해 ATM기술분야에 출품을 시도했고 1백MBPS급의 새로운 이더네트 어댑터와 인텔 리전트 허브시스템 그리고 이더네트 스위치들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대만업체들은 주변기기의 강국답게 여러 종류의 컴퓨터 케이스제품.모뎀.POS시스템과 스캐너 및 포인팅 디바이스를 다수 출시했다. 또 IC생 산업체들도 각양각색의 PC관련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전시부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주최측인 대만 대외무역 발전협회(CETRA)는 "JAPAN WEEK "를 마련해 대만의 컴퓨터업체들에게 일본업체들을 소개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이는 대만업체들에게 일본업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컴퓨텍스가 일본수출의 교두보란 점을 인식시키겠다는 의도로분석된다. 작년 한해동안 대만의 전자제품 수출액은 1백10억6천만달러였다. 이미 영국 과 싱가포르를 앞지른 이 수치는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대만이 세계 4위의 전자강국임을 입증하는 징표와도 같다. 올해 목표는 독일까지 따라잡아 세계 3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대만 전자산업의 특징과 강점은 전자산업의 기반이 되는 부품관련 원천기술 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온 것이다. 외국기술에 의지한 채 외형적인 면에만 치중해온 국내기업들과 달리 자체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 승부를 건 결과다.

올해 컴퓨텍스에서 대만업체들이 홈PC시장을 겨냥한 모니퓨터 제품이 선보인것과 윈도즈95 환경에 기민하게 맞대응하는 자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크다. <타이베이=박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