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열린 한국산 반도체덤핑판정에 대한 항소심에서 미국제무역재판소 CIT 의 덤핑마진율 재계산 지시는 일단은 국내업체들에게 거추장스럽고 복잡한 미국의 반덤핑판정에 따른 갖가지 제약을 벗어버릴 수 있는 "호기"로 받아들여진다. 관련업계는 CIT가 이날 판결에서 미국측 제소자인 마이크론사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한 대신 한국업체들의 주장은 상당부분 인정、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 덤핑마진율을 재계산하도록 했다는 점에 대해 "국내업체들의 논리가 설득력 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기대어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소마진 율(0.5%)에 가까운 0.82%의 반덤핑 마진율을 판정받은 바 있는 삼성전자는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지만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LG반도체와 현대전자 역시 그동안 자신들이 주장해온 원가산정방식이 상당부분 수용됨에 따라 재계산결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도 그럴것이 국내반도체 3사는 미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제소에 따른 반 덤핑조사결과 지난 92년 10월 미상무부로 부터 각사의 1M이상의 D램.비디오 램.D램 모듈에 대해 모두 최소마진율 이상의 반덤핑마진율 판정을 받아 그동안 미국에 수출할 때 미국세관에 해당 반덤핑마진율에 상당하는 금액을 예치 해야 하는 불이익을 겪어왔으며 미국측에 꼬투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연례재심에 들어가 반덤핑마진율을 낮추기 위해 해마다 관련자료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왔는데 이미 올초에 92년10월29일부터9 4년4월말까지의 기간에 대한 1차연례재심을 마치고 판정을 기다리고 있으며최근에는 2차연례재심(94년5월부터 1년간에 대한)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1차 연례재심의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동안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보인데다 공급부족상황이 지속돼왔기때문에 별일이 없는 한 최소마진 율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례재심에서 원심보다 낮은판정을 받게되면 그동안 예치했던 현금을 마진율 차이만큼 되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또 3년연속 0.5%이하의 최소마진율판정을 받게 되면 반덤핑판정을 취하해 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으며 미국측이 이의가 없을 경우 이를 소멸시킴으로써 사건을 종료시킬 수 있게된다.
그러나 업체관계자들은 "최소한 내년상반기까지는 반도체시장이 공급자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3년연속 최소마진율판정은 무난하리라고 예상 하지만 덤핑판정 자체가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데다 제소자측이 이를 수 수방관할리도 만무해 3년연속 좋은 성적을 받더라도 무혐의판정으로 연결되기는 쉽지않을 것"으로 분석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CIT의 덤핑마진 재계산 지시는 "원인을 소멸시킴으로 써 한꺼번에 문제를 털어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국내업체들이 갖는 기대는 한층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2개월후 미상무부의 재계산결과가 모든 것의 실마리가 되겠지만 결과가 유리하게 나와 국내업체들이 덤핑혐의를 벗게되더라도 제소자인 마이크론측이 이에 불복해 상급법원인 미연방순회재판소 CFC 에 항소를 할 가능성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과 같이 반도체 경기가 좋아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스스로도 골치아픈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지는 않겠지만 각종 경우의 수에 대한 준비는 게을리 해서는 안될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