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우정희씨(24)는 지난 3월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경리.회계 지도를 위해 북경으로 떠났다. 여사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에 파견된 경우다.
삼성전자 김기선씨(28)도 회사내 최초의 여성 지역전문가로 최근 영국으로 파견됐다. 대우전자 로영미씨(28)는 해외오디오팀에서 커피잔을 나르는 단순한 보조업무를 하다가 이제는 노련한 수출영업담당자로 변신했다.
여사원이 사무실의 꽃이라는 인식은 이제 사라질 조짐이다. 가전3사의 경영 정책도 여성인력을 더이상 단순근로자로 여기지 않으려는 것 같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7월에 여성인재 개발팀을 신설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여성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조직혁신안을 짜느라 분주하다. 여성인재 개발팀은 그동안 조직풍토가 여성인력을 활용하기에 미흡했고 인재개발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은데다 여사원 스스로의 수동적인 업무태도 등으로 여성 인력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분야별로 개혁과제를 선정해 접근해가고 있다.
따라서 이 팀이 내놓은 *교육을 통한 여성인력의 능력개발 기회부여 *순환 근무를 통한 능력발휘 기회확대 *특별활동 참여 등 여성만으로 구성된 프로 젝트팀 운영 *장기근무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탁아.육아소 개설 등의 개혁 안이 LG전자의 경영방침에 반영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이같은 별도의 여성인재 개발팀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각 SBU(총괄 사업부)에 여성인재 개발전담자를 두도록 해 사업장별 특수환경하에서의 여성인력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하이미디어 사업처럼 소프트하고 섬세한 여성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있는 분야에 여성고급인력을 과감히 투입시키기로 하는 등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중이다. 현재까지 여성인력 중심으로 구성된 조직은 생활시스템연구소(L SR)내 여성기획팀과 인재개발실내 여성인재 개발팀 등이다.
비서직、 디자인직、 소프트웨어직 등으로 여성전문직 공채를 확대하고 있는삼성전자는 21세기 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질위주의 경영을 펼치려면 치밀 하고 섬세함을 제공하는 여성인력의 개발 및 활용 확대가 필수조건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졸이상 여성인력 채용이 91년 1.4%에서 92년 6.5%、 93년 28.5% 등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여성인력을 채용한 후 교육、 배치、 처우 등 모든 점에서 남성 인력과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 여성고객 점검 、 상품기획、 소프트웨어 등 여성특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서에는 여성인력을 우선적으로 개발해 배치하는 쪽으로 여성인력 활용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국내영업본부 내에서 대여성고객을 대상으로 활동중인 뉴터치팀이나 대리점 관리 및 직판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영업전문직군、 지난해 처음으로 채용한 디자인 전문인력군、 영화제작과 해외영화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나이세스、 92년부터 공채하기 시작한 전문비서직군 등은 삼성전자 가 확대.강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의 사업방향이 여성전문직의 채용을 확대시키는 쪽으로 흐르고 있고 그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사내 탁아.육아소 설치 확대 등의 환경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궁극적으로 모든 부서에서 남녀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완벽하게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여성인력이 적극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개발해나가면서 일반 부서에서도 남녀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체제로 조직과 환경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93년부터 가전3사중 가장 먼저 운영하기 시작한 여성서비스 기사가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내년에는 인력을 현재의 50명 에서 1백명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재 여성인력만으로 구성 운영중인 상품평가연구팀과 모니터팀、 해피콜팀 등은 사내 여성전문조직으로 자리잡은 경우다.
대우전자는 여성인력 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개개인의 능력과 가능성에 따라 수출.국내 영업 등의 직접인력으로도 적극 배치시킬 계획이다.
<이윤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