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분배망 이용료 인상 파장

최근 케이블TV 프로그램 분배망 이용요금을 둘러싼 전송망사업자(NO)와 프로 그램공급사(PP)간 인하논쟁은 현재 케이블TV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여실히보여주고 있다.

27개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의 협의기구인 프로그램공급사협의회(회 장 윤기선.Q채널 대표)에 따르면 케이블TV 전송망사업자인 한국통신과 한국 전력은 지난해 PP와 프로그램 분배망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한통은 월 2천7백90만원 하루 11시간 기준), 한전은 월 2천4백55만원(하루 14시간 기준) 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부가 인가한 "종합유선방송 프로그램전 송망서비스 이용약관"에는 기본요금(하루 6시간 기준)이 최저 3천4백59만원, 최고 3천5백98만원으로 책정됐다.

이같은 금액은 지난해 NO가 제시한 시간당 요금인 월 2백53만6천원(한통), 1백75만3천원 한전 과 비교해 볼때 최소 2.2배, 최고 3.4배 인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PP협의회는 공보처 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종합유선방송 협회(회장 김재기)에 이를 인하해줄 것을 건의하는 한편 아직 케이블TV 유료 시청자가 15만여가구에 불과하므로 최소한 50만가구가 가입할 때까지 프로그 램분배망 이용료 부과를 면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또 PP들은 현재 전송망 공사 부진으로 말미암아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어 광고수익이 전무한 상태이고 이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실정임에도 케이블TV업계가 이에 대한 책임추궁을 유보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5월1일 본방송이 시작되면서 종합유선방송국(SO)사업자들중 일부에서는 전송망 공사 부진으로 가입자들이 늘어나지 않은 데 따른 지체보상금을 NO가 물어야 하며 심지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나섰으나 공보처와 협회 등이 적극 중재에 나서서 이를 제지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P협의회측은 한통과 한전 등 국영기업인 NO가 고작 27개사에 불과한 PP와 상호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용요금을 인상하여 승인을 요청하고 또 정보통신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한통 및 한전의 이용요금을 통일시킨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PP협의회는 정부가 케이블TV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전송망사 업자를 복수로 선정한 것은 선의의 경쟁체제를 통한 서비스 요금인하와 질높은 전송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2개의 사업자간 요금을 통일시킨 것은 독과점 형태의 단가정책으로서 공정거래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게 된 것이다.

이밖에도 공보처와 정보통신부의 부처간 불협화음도 이같은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케이블TV 사업과 오는 8월3일 발사되는 무궁화위성에 의한 위성방송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공보처와 정보통신 부가 아직도 내놓을 만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고, 이번 프로그램 분배 망 이용약관의 경우에도 전송망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신청한 안을 정보통신부 가 그대로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PP들의 추측이다.

한편 이와 같은 상황으로 현재까지 대부분의 PP들이 정식으로 한통 및 한 전과 프로그램분배망 이용계약을 맺지 않고 가계약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도 이에 따른 후유증이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어서 귀추 가 주목된다. <조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