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콘덴서업계가 전체적인 전자부품시장의 호황속에서 원자재수급의 어려움 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면 공급업체는 설비를 확대、 생산량을 늘려 고객의 요구 물량 을 소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최근 필름콘덴서업계에게는 이같은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나프타제조회사인 엑슨사의 화재사고로부터 시작해 전세 계적으로 확대된 폴리에스터(PET) 필름과 폴리프로필렌(PP) 필름 등 필름콘 덴서용 베이스필름의 품귀사태가 계속 악화되면서 수급불안정을 초래、 최근에는 수요량의 70%정도밖에 공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이 필름들을 가공해서 필름콘덴서업체에 공급하는 금속증착피름(MF) 및 마일러필 름의 가격도 기존에는 "합의"에 의해 조정됐던 것이 "일방통보"로 끝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공급될 PET필름의 경우 이미 지난 5월에 1.4분기 보다 무려 45%나 오른 가격이 책정된 상태"라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이같은 베이스필름의 수급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필름가격이 추가인상될 가능성도 적지않아 홍콩.대만지역에 저가품위주로 수출하고 있는 국내중소필름콘덴서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PET필름은 SKC가 올해말 본격가동을 목표로 신규생산라인 건설에 박차 를 가하고 있고 지난 3월 콘덴서용 폴리플로필렌증산설비를 도입한 삼영화학 도 이달부터는 양산라인을 본격가동할 계획이나 이같은 증산계획이 착오 없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수급이 불균형한 베이스필름시장의 일부 숨통을 트게할 뿐 전면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필름콘덴서용 MF의 가격폭등과 가전 3사의 납기단축 및 가격인하압력사이에서 이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업체도나올 가능성이 높다는게 관련업계의 공통적인 예측이다.
업계전문가들은 어차피 이런 구조적인 어려움이 전세계적인 현상인만큼 국내 콘덴서생산업체들이 살아남는 길은 생산성향상과 합리화추진을 통해 원가절감을 하는 방법뿐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거나 효율 성을 저해하는 조직개편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또 동일한 용도.용량의 경우에도 가전 3사 등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각기 다른 규격의 콘덴서를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콘덴서의 표준화가 실현될 경우 공급업체들의 원가부담이 대폭 줄어들고 이에 따른 가격 및 품질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을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로인한 품질향상 및 공급가격인하는 결국 수요업체들의 경쟁력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서라도 세트업체들이 부품표준화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콘덴서업계는 바라고 있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