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전관의 자신감

삼성전관은 지난 14일 형광표시관(VFD) 생산능력 확대와 이 분야에서 2천년 까지 "세계 1위기업 달성"이라는 의욕적인 목표를 언론에 발표하면서 대단한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이같은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가 아니라세계 1위를、 그것도 5년만에 달성하겠다는 자신감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하는 것이다. 생산능력을 늘렸다고 해봐야 올해 월 2백만개에 불과、 아직 일본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최대업체인 일본의 후타바가 9백만개가 넘고 NEC도 2백30만개 수준이다.

일본업체들이 뒷짐만 진 채 한국의 맹추격을 보고만 있다면 모르되 쉽게 그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에 이 회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충 분히 가능하다. 과거의 예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삼성전관은 창립 23년만인 지난 93년 네덜란드의 필립스를 제치고 컬러TV용 브라운관의 세계 최대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마쓰시타.NEC 등 쟁쟁한 일본기업을 차례로 내몰고 이제는 2위 기업인 필립스와의 격차도 점점 벌려 나가고있다. 삼성전관의 자신감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브라운관에서의 "성공 노하우 가 밑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산업중 세계1위 기업、 1위 품목은 두가지 정도다. D램 반도체의 삼성전자와 브라운관의 삼성전관이다. 전자레인지、 DY-FBT 등 일부 품목이 있지만 그 기업들까지 세계 1위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전문기업으로 서의 삼성전관은 자신들 분야에서만큼은 자부심과 함께 자신감이 넘친다.

브라운관이 연평균 5% 안팎으로 성장하는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전관도 뭔가 새로운 산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에 이 회사는 "시장 성장세가 답보상태 라고 해서 시장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것만으로도 기업차원에서의 수익성과 성장성은 충분하다. 우리가 2위였다면 그 지적에 동감하지만 1위는 다르다"고 대답한다.

물론2차전지나 조명 등 차세대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력은 브라운관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자신감은 관련분야 진출에도 거칠 것이 없다는태도로 이어진다.

"해보니 되고、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자기 최면"이다. "일본 때문에" 안되고 "기술 탓"에 좌절하는 2등 기업들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일본이 했으면우리도 한다"가 아니라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삼성전관의 자신감은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부품산업부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