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싸고 편리한 멀티미디어 카드, 당신과 함께 멀티미디어를"이번 "SEK 95 에 멀티미디어 카드및 타이틀을 출품한 업체들이 한결같이 주창하고 나선 주제라 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 선보인 사운드카드, MPEG카드, 오버레이카드, 팩스모뎀카드, VGA카드등 대부분의 카드들은 멀티미디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베타버전 성격 이 짙었지만 이번에 출품된 제품들은 본격 멀티미디어 시대를 대비한 완결품 이라고 참가업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심지어 옥소리, 두인전자등 일부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들은 이번에 출품한 제품들이 멀티미디어 카드분야에서 최종 버전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전시회에 임하는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왜냐하면 마이크로프로세서및 핵심 칩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이들 멀티미디어 카드가 더이상 멀티미디어 PC의 핵심 구성품이라는 자리에서 밀려나는시대가 조만간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징후는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인텔의 본격 펜티엄 마이크 로프로세서인 P54C와 XING사의 MPEG 드라이버를 이용하면 비디오CD를 돌려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칩세트 하나로 멀티미디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NSP(Native Signal Processing)기 술을 조만간 공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NSP는 아직까지 그 정체가 베일에 싸여있어 컴퓨터산업에 미칠 영향을 점치기 어려우나 인텔의 표현을 빌리면 사운드카드를 비롯한 하드웨어적 멀티미디어 카드는 더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선진국 칩업체들은 지금까지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칩의 공급에 주력 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복합 다기능 칩의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이의 국내 공급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벌써 사운드와 팩스모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칩과 VGA와 MPEG를 묶은 복합 다기능 칩이 소개되고 있다.
또 국내 PC및 주변기기 산업에 태풍의 눈으로 다가오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의 "윈도즈 `95"도 출품업체에게 절박감을 불어 넣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러그&플레이 기능을 갖고 있는 "윈도즈 `95"가 PC에 본격 탑재되면 그동안 멀티미디어 카드 사용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온 세팅의 어려움이 해소된 다. 이제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들은 플러그&플레이 기능을 갖추지 못한 제품 을 판매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하나 국내 멀티미디어 카드업계는 이번 전시회를 성수기인 올 가을및 겨울 시장을 겨냥한 전략상품 소개장으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음을 읽을수 있다.
올 가을에서 내년 겨울에 이르는 "95/96 시즌"은 국내 멀티미디어 업계의 최대 승부처임에 틀림없다.
지난 4~5년간 성숙돼온 국내 멀티미디어 카드 시장은 이제 대중화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번 시즌이 절정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쯤 이면 앞서 언급한 하드웨어 성격의 멀티미디어 카드 무용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단일 기능의 멀티미디어 카드는 설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여 오는 "95/ 96 시즌"은 국내 멀티미디어 카드업계의 "루비콘 강"이다.
올 가을/겨울 시즌에 멀티미디어 카드업체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면 하드웨어 멀티미디어 카드로서는 승산이 없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이라도 하듯 이번 전시회에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39개 업체가 총 3백여개의 신제품을 출품, 각사의 기예를 겨루고 있다.
이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타이틀업체가 16개사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사운드 카드업체 8개사, MPEG카드업체 5개사, 팩스모뎀카드업체 3개사, CD롬 드라이 브업체 2개사, VGA카드업체 3개사, I/O카드등 기타 분야 2개사등이다. 이번에 출품된 사운드카드는 대부분이 16비트 PCM방식을 채택,올 하반기 시장은 이들 제품이 주력기종으로 자리를 더욱 공공히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사운드와 팩스모뎀기능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복합칩을 채택한 제품 이 선보여 하반기 시장에서 팩스모뎀카드와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옥소리가 MIDI와 게임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32채널, 32폴리 사운드카드를 선보인 것도 사운드카드업계의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는 MPEG카드 분야에서는 비디오CD 2.0을 지원하는 제품이 대거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에 옵션 내지 추가보드가 필요했던 오버레이 기능을 MPEG카드 하나로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된 것도 특징중의 하나이다.
또 MPEG카드를 이용, 화상회의등 산업용 또는 업무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엿보여 MPEG카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팩스모뎀카드 분야에서는 28.8Kbps급의 고급 제품이 대거 등장, 올 하반기 시장을 주도할 것임을 예고했고 특히 사운드카드와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는 점이 눈에 띄고 있다.
VGA카드에서는 이번 전시회가 32비트 제품에서 64비트 제품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임을 보여주고 있다.
출품된 외산및 국산 VGA카드들 대부분이 64비트 그래픽 가속기능을 지닌 제품이고 일부 제품은 비디오 가속 기능까지 내장, MPEG 디코딩 기능까지 수용 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밖에 3차원 입체영상을 실현할 수 있는 비디오카드가 선보였고 사운드.MPE G.팩스모뎀까지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멀티미디어 카드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 복합다기능 카드는 상품성 보다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출시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에는 아직까지 보완해야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멀티미디어 카드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CD롬 드라이브는 출시된 제품 이 대부분 확장 IDE방식의 4배속 제품이고 일부는 SCSI방식도 채용한 것으로파악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일본 플렉스터가 출품한 SCSI 방식의 6배속 CD롬 드라이브 이다. 이 제품은 정보처리속도가 초당 9백KB에 이르고 정보검색속도도1 백45m/s에 이르는 초고속 제품으로 향후 이 분야에 강자로 부각될 것임을 예고했다.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업체가 참가한 타이틀 분야에서는 과거보다 다양한 용도의 제품들이 출품된 것이 특징중 하나이다.
지난 전시회에 출품된 제품들이 대부분 어학과 어린이 교육, 게임에 치중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산업용 타이틀도 선보여 국내 타이틀산업의 저변이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비디오CD 타이틀은 내용이나 종류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 멀티미디어 PC용 비디오CD 타이틀 산업이 국내에 굳건히 뿌리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예시해 주고 있다.
출품작과 용도에서 지난 대회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타이틀 의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즉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한 제품보다는 외국 제품을 모방하거나 경쟁 사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아 참관인의 기대에 다소 못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상호대화가 가능한 비디오CD 2.0 타이틀이 선보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하드웨어 업체들의 데모용만 보여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