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시대를 앞두고 누가 과연 차세대비디오매체인 DVD 디지털비디오디스크 규격의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 직경 12cm의 CD(콤팩트디스크)에 디지털 방식으로 움직이는 동화상을 기록하는 DVD의 규격을 놓고、 일본의 소니진영과 도시바진영은 사활이 걸린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다.
현재 소니와 네덜란드 필립스를 주축으로 한 소니그룹이 두께 1.2mm의 단면2 층에 최대 7.4G바이트의 용량을 담은 HD(High Density)규격을 제안 한데 반해 도시바、 마쓰시타전기、 타임워너、 MCA등 일본 전자업체와 미국 할리우드영화사들이 가세한 도시바그룹은 두께 0.6mm의 양면에 최대 10G바이 트의 용량을 기록할 수 있는 SD(Super Density Disc)규격을 선보였다. 두 진영간에 아군을 확보하려는 몸부풀리기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삼성전자 、새한미디어、SKC등 국내 전자.미디어업체들 역시 최근 각사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며 이 규격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내 전자관련업체들은 이제까지 보여 왔던 관망자세에서 벗어나 전세계 미디어업계의 태풍의 눈인" DVD규격표준화"경쟁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된 것이다.
지난 4월11일 삼성전자는 국내 전자업체들중 가장 먼저 반도체분야에서 밀접 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바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도시바진영에 대한 지원을 공식선언、 국내업체들의 DVD규격표준경쟁 참여에 불씨를 지폈다.
이날 국내 최대의 전자업체인 삼성전자는 "도시바진영의 SD규격 상품화와 함께 주요 핵심부품인 광픽업및 반도체등의 개발협력에 대해 도시바측과 협의 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도시바진영의 참여를 공식화했다.
삼성전자가 도시바진영의 참여를 공식선언한지 일주일만에 미디어업체인 SKC 도 미국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사의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사와의 관계등을 고려、도시바진영의 참여를 공식선언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SKC의 두회사가 도시 바진영의 참여를 선언하면서 국내에서의 DVD표준규격은 소니진영의 HD규격보 다는 도시바진영의 SD규격으로 굳혀지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최대의 테이프제조업체인 새한미디어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삼성그룹과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새한미디어가 업계의관 측과는 달리 삼성전자가 참여한 도시바진영을 밀기보다는 소니진영으로 발길 을 돌린 것이다.
최근 새한미디어는 신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MD(미니디스크)사업과 깊은연관을 맺고 있는 소니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SD규격을 채택한 제품개발에 참여키로 하고 이달 말에 이를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국내 DVD규격경쟁 역시 이달말을 기점으로 삼성전자、SKC의 도시바 진영과 새한미디어의 소니진영으로 양분되면서 혼전양상을 띠게 됐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에서의 DVD규격경쟁은 어떤 특정업체가 우위를 보일 수없는 상황에서、현재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는 LG전자와 대우전자 그리고 오디오업체및 컴퓨터업체들의 움직임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중에서도 국내최대 가전업체인 LG전자의 결정이 국내에서의 DVD규격경쟁에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전자는 규격참여와 관련、소니와 도시바 두 진영 모두로부터 여러 호조건의 제안을 받는 반면에 상당한 압력을 받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LG전자는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의 호환성면에서 소니의 규격이 도시바측보다한발앞서 있는데 반해 영상、 기록면에선 도시바규격이 소니측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오는 7월중에나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일단의 고민을 내비치고 있다.
LG전자가 소니진영과 도시바진영중에 어느편에 서느냐에 따라 국내업체들간 의 DVD규격논쟁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