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 절전형 가전제품 수출 비상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절전정책을 크게 강화하고 있어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U의 경우 금년 1월부터 에너지 소비효율을 7등급으 로 구분한 유럽규격(EN)을 전기제품에 적용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도 2~3 년마다 에너지 절약기준을 강화해 절전정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대부분 3~4등급으로 분류되는 가전제품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EU는 내년 4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와 세탁물 건조기에 대해 에너지효율등급.에너지소비량.소음발생량 등의 특성을 명시한 EU표준에너지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해 수출은 물론 현지생산을 추진하고 있는국내 업계의 대EU전략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소비전력 측정방법이 우리나라와 같았던 일본은 하반기부터 국제표준화기구 ISO 기준을 적용하기로 해 전기제품의 소비전력이 현재보다 30% 정도 올라가 대일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가전3사의 제품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미국과 일본이 국제에너지절약 통일기준을 마련하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에너지를 국가적 비용으로 인식、 제품의 절전규제를 더욱 강화할 조짐"이라며 "이에 대응한 기업의 제품개발 투자확대와 정부의 지원정책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 터 EU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프레온가스(CFC)규제를 철저히 시행할 것에대비해 개발한 국산 냉장고가 소비전력이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지못해 EU는 물론 소비전력 허용치를 철저하게 규제하고 있는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의 수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오는 10월부터 CFC를 규제할 대만과, 내년부터 규제하는 싱가포르는 특히 동남아시장을 공략하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선도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어 수출차질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CFC대체 냉장고는 대체냉매 및 발포제 사용으로 인해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이 높아져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냉장고의 기본성능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CFC대체 냉장고의 소비전력이 종전보다 16% 정도 개선된 월 42KWh로 지난 93년 미국에서 에너지 소비효율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은 월풀 냉장고보다도 낮다고 주장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