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자, 에폭시원판가격 재인상 조짐

에폭시원판가격이 또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판가격 재인상설은 국내 최대의 PCB원판제조업체인 두산전자가 지난 4월 에폭시원판가격을 평균 11%대 인상한 이래 끊임없이 나돌았는데 이제 구체적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두산전자는 일단 에폭시원판 가격인상이 산업용 PCB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 2~3개월정도의 유예 기간을 둘 예정이며 인상률도 당초 업계 의 우려와 달리 11%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측은 공급가 재 인상에 대해 "에폭시원판 재료인 얀(Yarn)의 국제시세가지난해 야드당 1달러 에서 올초엔 1달러 40센트、 최근에는 1달러 80센트로 계속치솟고 있으며 연말경엔 2달러선까지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11%대의 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나마도 세계적인 얀품귀사태로 인해 얀을 주원료로 하는 유리섬유가 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수급난이 심화돼 두산의 자체 원가흡수노력은 이미 한계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원판은 전체산업용 PCB제조원가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난 4월에 인상한지 6개월도 되지않아 또 다시 원판가격이 인상될 경우 두산으로부터 에폭시원판을 주로 공급받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산업용 PCB업체들의 원가부담 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 4사 등 대형업체들과 거래하는 중견PCB업체와 달리 중소산업용 PCB업체 들은 특히 지난번 가격인상분에 대해서도 원가보전이 힘들 것으로 보여 PCB 업계의 빈익빈부익부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국내 에폭시원판시장에서 두산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훨씬 넘는 점과 두산 이외의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도 PCB업계를 어렵게 하는대목이다.

PCB업계 관계자들은 "원판가격이 11%정도 오르면 PCB제조원가는 통상 6~7% 늘기 때문에 이번에 추가로 11%가 오른다면 원판 하나만으로 올해 22%이상 의 원가부담이 지워지는 셈"이라며 원판업체가 매번 원자재가격상승을 이렇게 실질공급가격에 전가할 경우 대기업들인 세트업체와 원판업체사이에 낀 PCB업체들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물론 지난 4월 인상분에 대해서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삼보컴퓨터 등대형PCB수요 업체들이 민생용 단면PCB에 이어 산업용에 대해서도 구매가격을5%안팎에서 소폭 조정해 줌으로써 PCB업계의 숨통은 다소 트였다고도 볼 수있다.

그러나 그동안 세트업체들의 행태에 견주어 이번 구매가인상폭이 거의 파격 에 가까운 배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폭시원판가격 추가인상에 따른 원가상승분을 세트업체들로부터 다시 보전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두산측의 에폭시원판가격 재인상이 적용되는 올 4.4분기경엔 가뜩이나 채산성악화로 "호황속의 불황"을 겪고 있는 PCB업계의 형편이 더욱 어려워질것으로 우려된다.

또 원판가격의 추가인상은 올들어 PC 등 정보통신시장의 확대에 따른 산업용PCB수요급증으로 일고 있는 전반적인 에폭시원판 구득난을 더욱 심화시키는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