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순백-SEK `95를 참관하고..

SEK95가 풍성한 수확속에 지난 25일 폐막됐다. 이번 SEK95는 특히 그동안 컴퓨터산업에서 전시회가 차지했던 중요성을 감안、 전문가들의 관심이 그 어 느때보다 집중됐던 행사이기도 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한글과컴퓨터 홍보담당이사이며 정치학박사인 박순백씨가 SEK95에 대한 특별기고문을 보내왔다.

<편집자주>바람직한 전시문화의 확립을 위하여-SEK95를 관람하고 -박순백(홍보전문가、 정박)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전시회(SEK)가 여러면에서 달라졌다. 예년과는 다른몇가지의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입장시 등록제를 실시함으로써 앞으로는 참관자들에 대한 인구통계학적인 변인들이 낱낱이 분석되어 이러한 자료들이 향후 SEK운영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SEK95는 참여업체간 과열된 경쟁에서 벗어나 보여주고자 했던 본연의 목적에 충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느낌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제품의 현장 판매 등으로 인한 혼잡의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즉 제품의 판매를 위주로 하는 유통사를 3층 전시관으로 유도함으로써 1층에 서는 홍보 및 전시 위주의 행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나아가 18세 미만 청소년을 토.일요일에만 입장하도록 함으로써 전시회 분위기를 좀 더 진지하게 이끌고자 하는 시도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로써 SEK95가 실제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정보산업 관련자들의 교류의 장이 되도록 함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는 첨단기술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의 장이라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이러한 변화는 컴덱스 등 세계적인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부러워했던 것 중 중요한 몇가지 사항들이었다. 내년에 10회를 맞는 SEK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일들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가급적이면 참관자의 사전 등록을 유도하여 배지(출입증)를 미리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발행된 배지는 출입증으로 쓰임과 동시에 참관자가 차후에 각 전시업체의 정보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남기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인 전시회의 주류가 종합전시보다는 전문 전시행사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국내여건상 이런 성격의 변화는 당분간 힘들지않나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가급적이면 전시 자체에만 그치지 말고 새로운 정보 전달이라는 면을 중시하여 별도의 기조강연회(Keynote Speech)나 포럼 혹은 기타 기술세미나를 많은 회사들이 개최하도록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참가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전시라는 소극적인 태도보다는 전시장을 자사제품 의 마케팅 창구로 활용한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외국 전시회에서는 부스 관리자가 마케팅 담당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케팅 부스를 전시장 내에두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전시회를 자사 직원의 팀워크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사장과 전직원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참관자들과 만남으로써 일체감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다. 특히 경쟁사의 전시장을 직원들이 참관케함으 로써 상대방 전략을 파악함은 물론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창출되기도 한다.

아직도 참가업체들이 부스를 차별성있는 주제로 설정하는 일에는 소홀한 감이 있다. 외국의 유명 전시회에 가보면 폭포、 하늘、 해변、 동적 이미지 등의 단일 주제를 중심으로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하고、 이를 자사 제품의 이미지에 연결시킨 제품 홍보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전시는 매우 신선한 감을 주곤 한다.

전시회를 찾는 고객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부족、 제공자료가 획일화되어 있는 것도 개선해야할 점으로 지적된다. 일반인에게는 테이블 위의 일반 자료 를 제공하고、 전략적 마케팅의 대상자가 찾으면 따로 준비한 상세 자료를 제공하며、 기자들에게는 홍보전략에 의해 구성된 매체 전용자료(Press Kit) 를 제공하는 등의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다.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SEK를 더욱 발전시키고 이를 한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표하는 전시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국제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즉 외국 참가업체의 수를 늘리기 위한 주최측의 국제적인 홍보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이는 우리 참가업체의 수준을 향상시킴은 물론 참관자들에게 세계 유명 업체들의 수준을 가늠케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바람직한 전시 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한 참가업체를 표창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성공적이고도 차별화된 전시、 혹은 건전한 전시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한 참가업체는 물론 뛰어난 서비스、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 등에 대한 시상제도를 마련함으로써 SEK가 보다 나은 전시회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