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케이블TV등 통신 및 방송산업이 급팽창하면서 계측기시장에도 종전에 볼수 없었던 급격한 지각변화가 일고 있다.
가전 및 오디오용 계측기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반면 통신과 케이블TV용 계측 기시장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또 단순한 기능을 갖고 있는 제품의 판매 및 대여는 줄어드는 대신 초정밀을 요구하는 고기능 계측기의 판매 및 대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최대의계측기 전문 렌털업체인 한국렌탈이 밝힌 "95년 1.4분기 계측기렌털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렌털금액의 3.5%에 불과했던 케이블TV용계측기가 올해에는 15%로 급증、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으며 통신용 계측기의 경우도 지난해 18%에서 올해 27%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1.4분기에 9.1%와 8.1%를 차지했던 가전、 오디오용 계측기의 경우 각각 2.5%、 3.0%로 급감해 국내 계측기 시장이 종전의 가전 및 오디 오에서 통신 및 OA용으로 중심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측기는 모든 산업에 한발 앞서가는 첨병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가 가전과 오디오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80년대에 는 가전 및 오디오용 계측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갔지만 이동통신과 케이블TV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 계측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역으로 가전과 오디오분야에서는 이미 기술적으로 안정된 수준에 도달 했지만 이동통신과 케이블TV분야에서는 아직까지 기술력이 취약하다는 것을나타내는 현상이기도 하다.
계측기업계 관계자들은 이동통신과 케이블TV가 안정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품질시험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품개발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이미 완성된 제품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 사용할 때도 하나하나의 제품이 발휘하는 특성과 전체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는 초정밀 계측장비의 사용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볼때 이동통신과 케이블TV용 계측기시장은 향후 가장 유망한 계측기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동통신과 케이블TV시장은 이제 막 시작된 첨단산업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무한히 발전할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계측기업체들은 내년부터 제2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이 본격적인 이동 전화서비스를 시작하고 무선데이터통신、 개인휴대통신、 주파수공용통신등 이 계속적으로 개발될 계획이어서 통신용 계측기시장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통신 및 방송기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고정밀 계측기가 필수적으로 요구된 다. 1대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계측기가 필요한 분야도 있다. 그러나 개발단계와 제품안정화단계에서만 필요한 고가 장비의 경우 막대 한 자금을 들여 구입하는 것이 기업체에 큰 부담이 될수도 있어 렌털 전문업체를 이용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렌탈、 한국통신진흥등 계측기 렌털업체들의 매출도 크게 늘어계측기 부문에서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한국통신진흥이 올해 처음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측기 렌털업체들은 일본、 독일등 기술 선진국의 경우 대기업이 계측기 렌 털의 주요 고객이라며 국내업체들도 계측기를 구입하기 보다는 렌털해서 사용하는 분위기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계측기시장의 두드러진 변화중의 하나는 계측기의 기능이 갈수록 고도화 되면서 이동통신 과 케이블TV에 사용되는 고기능 제품의 대부분을 수입제품이 독식、 국내 계측기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계측기 업체들의 기술수준이 외국에 비해 크게 낙후돼 있기 때문이다.
통신 및 방송용 계측기 시장이 호황을 누려도 국내업체들은 옆에서 군침만 흘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산업기술 발전의 흐름에서 뒤떨어지지 않기위해서는 첨단 및 미래형 계측기술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계측기 관련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발전할 기술은 계측장비가 포함된 생산기술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므로 계측기술을 이용한 복합적인 정보 제공 없이는 기술우위의 생산활동을 할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정부출연 연구소 중심으로 원천기술을 선행 연구토록 한 다음 산업계와 협력해 첨단 및 미래형 계측기를 상품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현재 30%에 머무르고 있는 계측기 국산화율을 향후 10년 이내에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연구소등의 공동협력 풍토가 자리잡혀야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