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전격 임원인사..향후 파장

SKC가 최근 정기임원인사 때가 아닌데도 상무급들의 보직인사를 대대적으로단행 그 배경과 향후 전개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소프트웨어부문을 총괄해 온 김기환상무가 지난달 중순에 있었던 회사직원의 공금유용사건을 책임지고 물러나면서 연쇄적인 반응을 일으킨 것이 아니겠느냐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상무가 물러나자 소프트웨어부문은 자기미디어부문을 맡아 온 고재호상무 가 맡게 됐고 자기미디어부문은 사장실중역인 김의현상무가 맡았다.

특히 이번 인사로 현재 사장실중역과 경리이사등 두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또 한차례의 중역인사가 불가피한 실정이고、 실무 부서장들의 후속인사 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이래저래 SKC는 "인사태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번 인사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국제금융팀 자금과 직원인 황인성씨(3 0)가 수입물품 결제대금을 허위로 조작해 12차례에 걸쳐 총 15억원가량을 유용하다 검찰에 구속된 사건 때문이었다. 지난달 15일 서울지검 조사부 옥준 원검사는 수입물품 결제대금 15억2천여만원을 빼내 경마에 탕진한 SKC 국제 금융팀 자금과 전직원 황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혐의로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해 3월7일 회사의 수입물품 결제대금 1억6천만원 을 은행에 입금시킨 것처럼 관련서류를 조작해 공금을 빼내는등 지난해 12월 말까지 12차례에 걸쳐 모두 15억2천여만원의 회사돈을 가로챘다. 황씨는 지난해초부터 경마에 손을 대기 시작해 경마에서 잃은 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다 거액의 빚을 지게 되자 작년 3월부터 회사공금을 빼내 더 큰 액수를 경마 에 걸다 마침내 쇠고랑을 찬 것이다.

이 사건은 SKC가 그동안 기술직출신을 우대하다 보니、 비밀주의가 만연돼 내부적으로 전혀 크로스체킹이 되지 않았던 데다 인사적체로 동맥경화증에 걸린 조직이 말기증세를 보이는 등 SKC가 안고 있는 조직관리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경영혁신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비리가 오랫동안 적발 되지 않고 계속돼왔다는 점에서 SKC가 받은 충격은 상상외로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 든지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 데 단행된 이번 인사는 지난해 12월의 정기인사이후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때문에 회사직원의 공금유용사건을 수습하기 위한 문책인사의 성격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이번 인사의 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서 조직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안시환사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됨 으로써 앞으로 최고경영진들의 역학관계 역시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출신인 안사장은 지난해 몸에 밴 관리위주의 삼성스타일을 SKC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SKC출신들이 대부분인 중역들의 반발로 일시적인 좌절 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역들의 반발로 안사장은 김민원부사장에게 내부관리업무를 모두 맡긴 채、 주로 대외적인 업무만을 챙겨 왔으나 공금유용사건에 대한 상무급인사를 계기로 경영전반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 다시 경영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재 선경그룹 회장실로부터 10여명의 감사팀이 SKC에 파견되어 전면적인 감사를 벌이고 있는 데、 7월중순에 있을 감사결과에 따라서는 SKC의 경영에 일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의 공금유용사건으로 조직의 문제점을 노출시킨 SKC는 이번 인사로 분위기를 일신、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인지의 여부가 관련업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