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 자유화...바빠지는 대기업

"선국내경쟁、 후국제경쟁"의 원칙에 따른 정부의 전면적인 통신사업 자유화 방침이 나오자마자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올해안에 국제전화.개인 휴대통신(PCS).주파수공용통신(TRS).무선데이터통신부문을、 내년에는 시외 전화와 위성통신서비스.저궤도위성서비스외에 양방향 무선호출등에까지 신규 사업자를 허가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곧 바로 업계의 입장에서 "돈"이라는 공식으로 이어져 마치 금광을 캐려는 서부개척시대의 모습처럼 사업권 획득 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따라서 내로라는 재벌기업은 물론 전자.통신분야 중견기업외에 건설.제지회사들까지 통신서비스사업에 참여를 서두르는등 그야말로 통신의 "황금어장" 으로 떠오른 이 시장을 놓고 벌써부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3차 구조조정이라 할 수 있는 이번 통신사업자유화방침을 기점으로 대기업들은 그동안 정부와 한국통신등의 눈치보기에 바빠 물밑작업으로만 전개해온 통신사업참여계획을 수면위로 떠올려 이곳 저곳에서 발표를 서두르고있고 중견기업 역시 이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어 통신서비스시장은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듯 하다.

이미 일부업체에서는 정부의 이번 발표를 1~2주 전 눈치채고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 통신장비를 수주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가 하면 전문인력 스카우트까지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황금어장으로 떠오른 통신서비스시장을 놓고 그룹사 가운데 이번발표 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데는 삼성그룹이다. 삼성그룹은 삼성경제연 구소에서 이미 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사업타당성검토를 끝내고 국제전화와 시외전화외에 PCS분야의 사업참여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당초 한국전력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시외전화사업을 추진한바 있어이번에는 전용회선사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에 칠레의 통신종합운영회사인 ENTEL사의 총 지분중 15.1%의 주식을 인수해 해외에서 먼저 통신서비스에 참여해 왔기때문에 이 경험을 국내서비스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당초 "국내통신서비스 사업 구조조정과 그룹의 대책"이라는 내부보고서에서 시내.시외.국제전화 분야는 대단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허가 가 나더라도 기존사업자 중심으로 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 그룹의 신규진입 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으나 국제전화사업 진출의 길이 트임에 따라 사업권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와함께 이동전화사업과 PCS사업에도 신규진입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이 분야에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도 삼성못지않게 통신서비스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멀티미디어 가 앞으로의 통신을 장악한다는 판단아래 LG그룹은 LG전자를 통해 이미 여의 도멀티미디어계획을 수립、 한국전력과 손잡고 전용회선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LG전보통신은 투자비용이 가장 적게드는 국제전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시장증가가 보합 내지 감소를 보이고 있는 무선호출분야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지방사업자의 기업합병등도 고려、 간접적인 무선호출사업참여를 고려하는가 하면 궁극적으로는 차세대 개인통신으로 부각되는 PCS사업도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역시 기간통신망을 확보한 업체가 차세대 멀티미디어사업의 승자가 된다는 판단에 따라 국제전화 또는 무선통신사업 진출을 준비중이다. 현대전 자는 이미 TRS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PCS분야는 미국의 에어웨이브사와합작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어 국내 사업진출을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특히 현대는 인공위성은 쏴올리겠다는 등의 무선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선 언한바 있어 PCS는 물론 위성이동통신등 차세대기술을 바탕으로한 신규서비스의 참여도 예상할 수 있다.

대우그룹은 대우통신의 교환기등의 수출을 담당한 (주)대우에 이미 통신사업 부를 발족했으며、 이들을 통해 현재 국제전화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는등 통신서비스사업의 참여를 추진중에 있다.

이와함께 동양과 쌍용그룹은 PCS분야가 가장 고부가가치 차세대 통신서비스 로 판단、 이분야에 세부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기아 그룹、 한화그룹、 아남그룹、 한보외에 한솔、 SDS、 현대정보기술등도 1백 억~2백억원의 자금을 투입、 통신사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으로 TRS사업추진에 나선데 이어 무선호출이나 차세대 무선통신의 핵심으로 부상할 PCS분야의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솔제지는 제지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통신분야로 사업다 각화를 결정하고 다음달중 통신사업추진팀을 발족、 PCS분야외에 PC통신서비 스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청구도 건설분야에 이은 2번째 주력사업으로 통신 을 꼽고 무선호출사업참여를 준비중에 있다.

이밖에 컴퓨터 통신을 무선으로 가능케 하는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에는 삼성 전자、 LG전자、 내외반도체、 현대전자、 삼보등이 단말기 개발외에 서비스 분야에도 사업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