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첨단산업 대만에 "투자행렬"

하이테크분야에서 해외이전을 기피했던 일본 전자관련 업체들이 최근 대만에대한 첨단기술투자를 늘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있다.

특히 일본은 대만을 지금까지 잠재적인 경쟁상대로 여겨왔던 만큼 첨단산업 에 대한 일본업체들의 대만투자확대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대만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대만은 15년전 타이베이 서부의 신죽지역에 하이테크 산업을 유치하기위한첨단과학단지를 조성하고 해외업체들을 유치했으나 지금까지 일본 첨단기업 의 진출은 3건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반해 미국은 27개 업체가 진출、 생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일본기업체들은 신죽과학단지뿐아니라 여러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굴찍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대만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본업체들의 지난해 대만투자규모는 93년보다 무려 43%나 늘어난 3억9천1백만달러에 달하고있다.

또 최근 일본업체들의 해외투자 움직임을 감안할 때 올해 일본기업의 대만투자액은 94년보다 2배이상 늘어난 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기업들의 대만투자를 분석하고 있는 중화경제조사연구소의 일본통 규웬 젱 부소장은 "일본기업들이 대만의 기술추월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긴 하지만 그들에게 그보다더 주요한 것은 경쟁력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분석은 무엇보다도 일본기업들의 엔고 및 비용상승등의 요인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일본기업은 93년말 시작된 엔화가 상승되면서 생산기지 해외이전이라는 압력 을 받아 왔었다.

초엔 고시대에 직면하면서 일본업체들이 겪어야 했던 비용상승문제는 기존전략을 대폭 수정할 정도로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었던 것이다.

일본업체들의 하이테크 기술의 해외이전은 당면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대안이 되고 있다.

풍부한 자본、숙련된 노동자、PC시장의 확대 등 저변요건이 어느 나라보다 양호한 대만은 일본업체들에게는 당연히 투자 1순위였다.

지난93년 대만과 합작으로 신죽과학단지에 첨단 메모리 칩 테스트장비 생산 업체를 설립한 어드벤테스트사의 사례는 일본업체들의 변화의 흐름을 잘 설명하고있다. 일본 최대의 계측기업체 어드벤테스트사가 대만에 기술이전한 품목은 일본과 미국내에서만 생산된 어드벤테스트사의 주력기종중의 하나로 대만 합작투자 법인의 펭리사장은 "일본기업이 이같은 첨단기술을 개방했다는 사실자체가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치솟기만하는 엔고가 대만에 대한 어드벤테스트사의 투자를 유도했다는 사실은 어드벤테스트사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더욱이 미쓰비시전금가 조만간 이 단지내에 파워칩 세미컨덕터라는 반도체 생산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미쓰비시와 후쿠다 그룹의 가네마쯔사가 동등한 비율로 7억7천5백만달러를 투자하는 파워칩 세미컨덕터사는 16메가D램과 월 2만5천매의 8인치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으로 기술지원은 미쓰비시가 하게 되었다.

지난해 이 거래를 중간에서 성사시켰던 프리머스 캐피탈 그룹의 폴 창사장은 합의를 성사시키는데 6개월밖에 안걸릴 정도로 미쓰비시가 적극적이었다"고 말하며 "반도체와 같은 하이테크분야를 일본이 이전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고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고마쯔 전자금속사역시 해외기술유치 목적으로 1년전에 설립된 대만의 아시아 퍼시픽 투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키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중으로 고마쯔는 8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고마쯔사는 이결정을 도출하는데 단지 45분을 숙고했다는 후문이다.

엔이 약세였던 불과 몇년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코마쯔와 미쓰비시를 포함해 일본업체들의 대만내 반도체 웨이퍼 관련투자는 4건、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들 합작투자가 완료되는 시점에는 대만이 일본을 능가하는 세계최대의 실리콘 웨이퍼 공급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의 대만내 하이테크 관련 직간접투자가 모든 노하우까지 포함하지 않는 단지 로열티 등 알맹이만 빼먹는 장사라는 평가도 일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업체들의 대만투자는 전자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 하려는 대만에 엄청난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본기업들이 핵심기술을 이전하건 안하건 간에 대만은 일본업체들의 투자에 따른 커다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하이테크 산업이전에따라 일본에 비해 20년이상 뒤쳐진 대만 전자산업의 진일보가 가능함은 물론 대만전자산업을 고부가가치중심으로 전환시켜 주는데 힘을 발휘할 것이다.

또한 이전되는 새로운 기술들은 잦은 이직이 특징인 대만엔지니어들의 속성 과 맞물려 대만경제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며 일본으로부터의 전자부품 수입 의존도의 완화 및 대일 역수출도 활발히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백50억달러의 대일무역적자를 기록했던 대만이 올1.4분기동안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통신부문의 1억7천6백만달러에 달하는 무역수지 흑자는 기대했던 과실중 일부일뿐이라는 평가이다. <조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