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포2세 "아키텍트" 에드워드 정

미마이크로소프트(MS)에는 아키텍트(Achitect)라는 직함을 가진 12명의 "천 재"가 있다. MS의 모든 전략과 제품의 기조가 이들의 머리에서 나온다. 빌게이츠 회장은 이들의 역량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이들의 미래가 바로 자신과 MS의 비전이기 때문이다. 그 12명의 아키텍트 가운데 최고의 핵심인물이 바로 교포2세 에드워드 정(정구영)이다.

에드워드정은 빌 게이츠회장의 비전 "손끝에서 모든 정보를(IAYF:Informatio n At Your Fingertips)"의 기술적、 철학적 바탕의 기안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윈도즈의 기반인 객체지향기술(Object-oriented Technology) "OLE(올레)"를 비롯、 그 유명한 "카이로(Cairo)"프로젝트도 그가 설계했다. 가장 최근에는MS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정보고속도로 플랫폼아키텍처 "MITV:Micros oft Interactive TeleVision)"를 직접 설계했다.

그 에드워드 정이 최근 모국을 찾았다. 이번 그의 방한은 한국통신이 지난 11일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광복 50주년기념 정보통신국제학술대회 초청연사자격으로였다. 그를 신라호텔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MS에는 언제 입사했으며 어떤 일을 해왔는가.

*24살 때인 89년이다. 빌게이츠 회장이 나의 입사를 직접 결정했다. 그전에컴파워라는 컨설팅기업을 설립、 운영했었다.

내가 MS에서 처음 한 일은 IBM과 공동으로 추진해온 "OS/2" 대신 새로운 제품전략을 수립한 것이었다. 이때 MS 전사적으로 의견을 수렴、 설계한 것이" 올레"다. 이어서 91년 MS의 비전 "IAYF"를 기안했고 이 전략의 책임자로 지냈다. 92년에는 4개로 나눠져 있던 어드밴스트 시스템그룹(Advanced System Group) 을 하나로 통합、 "카이로"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현재는 정보고속도로사업 을 주도하는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그룹의 아키텍트로 있다.

-1만6천여 거대 두뇌집단인 MS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비전을 제시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해 가는가.

*처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우선 관심있는 사람을 불러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친다. 그 결과를 문서로 작성、 경영진에 브리핑하고 여기에서 받아들여지면 구체적인 설계작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빌 게이츠 회장에 보고한다.

그러나보다 중요한 것은 많은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내 아이디어의 실현가능 성을 믿게 하는 것이다.

-MITV는 어떤 것인가.

*MITV는 대화형TV(Interactive TV) 및 대화형 광대역네트워크(InteractiveB roard band Networks)를 포함하는 정보고속도로 컨셉트이다. 각종 정보를 사용자입장에서 수단과 시간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해주는 포괄적 소프트웨어아키텍처다. 이 아키텍처는 그동안 설계한 모든 제품을포 함하고 있으며 "IAYF"의 기술적 기반이 된다.

-현재 정보고속도로 실현에 있어 가장 큰 난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마디로 업계 표준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누구도 전체 그림 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은 단지 자신이 주장하는 부분적인 플랫 폼만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예컨대 어떤 회사는 서버 기반의 아키텍처、 또어떤 회사는 ATM하는 식이다. 총체적인 밑그림이 없기 때문에 이들을 짜맞춘다해도 과연 그대로 실현될까 하는 것도 의문이다.

과거의 예를 들어보면 PC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IBM만이 PC를 제조、 강력한 표준을 주도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시급한 것은 모든 플랫폼을 통합、 하나의 표준을 만드는 일이다. MS가당면한 문제도 바로 이것이다.

-모국의 정보처리기술(IT)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한국에서는 그 어떤 국가보다 IT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정부는 높은 추진력을 갖고 있으며 기업의 자본력도 충분한 것 같다. 고급인력도 많다. 그러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주고 이 조정을 해줄 수 있는 집단과 노력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MS의 가장 큰 장점을 꼽는다면.

*유능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중간관리자층의 기술적 경험 과 지식 기반이 매우 강하다. 중간관리자층의 기술기반이 약할 경우 기업의 제품전략이나 경영방식은 정치적으로 흐르고 만다.

올해 서른살인 에드워드정은 의학박사겸 생물물리학박사인 부친과 유행병학 박사인 모친 사이에서 출생한 교포2세. 그러나 그는 모교인 워싱턴대학에서 컴퓨터사이언스가 아닌 인공신경망을 전공했으며 부전공으로 영문학도 전공 、 시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