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충무로 시대 마감될 듯

한국영화의 충무로 시대가 사실상 마감된다.

지난 76년부터 서울남산 중턱에 자리잡고 충무로 영화가를 지탱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영화진흥공사(영진공)가 19년만인 오는 22일 서울 홍능에 마련된 새 사옥과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서울종합촬영소로 분산 이주하기 때문이다. 영화진흥공사는 영화제작 지원 국제 영화제 출품 등 영화에 관련된 행정업무 를 수행했을뿐 아니라 조명기 촬영기 특수차량 발전기 강우기를 포함한 촬영 기자재대여 특수촬영실 세트장 녹음실 현상실 운영 등을 통해 영화제작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왔다.

더욱이 영진공은 녹음 편집 현상 등 영화 후반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기자재 를 전부 갖춘 유일한 장소로 필름을 들고 옮겨다닐 필요없이 한 곳에서 일을끝낼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영화사들이 이곳에서 후반작업을 진행했다. 이같은 편의성 때문에 영화사들은 영진공을 중심으로 한 충무로 일대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았고 개인 업자들이 운영하는 편집실 현상실 등도 이곳에 몰려 충무로는 자연스럽게 한국영화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영진공이 홍능과 종합촬영소로 분산 이전됨에 따라 당장 충무로에 밀집해 있는 현상 녹음 편집회사들 상당수가 홍능 근처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영화사들도 작업의 편의성을 고려, 역시 홍능으로의 이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사는 극장과의 관계 등을 고려, 현 위치를 고수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홍능이 제2의 충무로로 변신할 수 있을지는 아직 좀더 두고 보아야할 것 같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