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순례] 생활속의 "컴" 그래픽 (13);모핑기법

물체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모핑기법은 지금까지도 상업용 광고나 방송에서 널리 활용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액체 로봇의 환상적인 형태 변형법이 소개된 이래 한때 대부분 CF에서 모핑기법을 사용하던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이런 후광에 힘입어 전화기가 얼굴로 변하고 텔레비전 이 사람 동작을 흉내내는 유의 CF가 흔했지만 유행에 민감한 CF업계의 기류변화로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술로 전락했다.

그러나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모핑의 특성 때문에 상업용 CF나SF 영화제작에서는 반드시 사용을 고려하는 특수효과중의 하나다. 이미 국내에서 제작, 개봉했던 SF물 영화 "구미호" 홍보물에서 이 기법을 집중적 으로 부각시켰던 사례가 있기도 하다.

터미네이터에서 소개된 현란한 모핑은 최고의 장비와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어느 분장가나 과학자, 성형외과 의사보다도 탁월하게 변형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런 전후정황을 볼 때 모핑기술을 최근에 개발된 분야로이해하기 쉬우나 사실은 꽤 오랜 기원을 갖고 있다.

마술적인 의미를 갖고있는 모핑의 변형, 변신 속성이 불가능을 동경하는 인간의 염원과 일면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핑기술은 상당한 고난도의 제작기술과 장비를 필요로 한다. 초기 모 핑기술에서는 조작하거나 모형을 이용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깔끔하고 자연스런 장면을 연출하기에는 컴퓨터의 도입이 필연적이었다. 모핑 구현에는 원래의 소스 이미지와 변형시킬 이미지의 두 영상을 필요로 한다. 모핑 소프트웨어는 모핑시킬 두 영상간의 대응점을 찾아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감상하는 차원에서는 모핑기법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제작자들은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치게 마련이다. 두 물체간의 형태를 예측하는 과정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모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임을 감상한다는 측면에서 애니메이션과 어느 부분 개념을 같이한다고볼 수 있다.

그래픽이 컴퓨터 HW, SW를 이용한 눈속임의 대명사라고 본다면 모핑기법 역시 착시현상을 이용한 눈속임 기법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결국에는 조각 조각 나누어 제작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디스플레이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