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컴퓨터게임산업 육성과제

정부가 해마다 고속성장하는 컴퓨터게임산업을 수출전략 산업으로 적극 육성 키로 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게임산업은 지난 90년이후 연평균 32.5%씩 신장을 거듭해 지난해는 시장규모가 3천2백억원을 넘어섰고 앞으로도계속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그러나 이같은 신장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업체들의 기술이 취약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게임의 90%이상을 수입품에 의존해왔다. 국내업체들이 나름대로 컴퓨터게임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술개발 및 신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입의존도는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술력이나 생산능력 등에서 외국업체와 비교해 열세를 면하지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10%미만에 머물고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우선 올해부터 97년까지 4백26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연내 컴퓨터게임산업 종합지원센터를 설립, 프로그램심의제도를 정 보통신윤리위원회로 통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는 이같은 정부의 방침이 하루빨리 시행돼 국내시장에서조차 제대로 제품이 판매되지 않는 국내 업체들의 개발기술을 향상시키고 제품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정통부가 이번에 마련한 게임기산업 발전계획은 지난해 11월 통산부 가 발표한 전자게임산업 종합발전방안과 유사한 점이 많다. 자금규모는 정통 부가 다소 많지만 추진형태나 내용 등은 비슷하다. 따라서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혹시 부처간 이기주의가 재연되거나 중복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특히 해당업체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정책에서 일관성을 유지해 주기 바란다. 또 오는 97년까지 정부가 투입할 4백26억원의 예산을 차질없이 확보해야 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현실적으로 자금이 없으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은 연내에 설립할 컴퓨터게임지원센터운영에는 가능한 한 해당업계 전문 가들이 많이 참여해 업계의 정당한 의견을 여과없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어떤 정책이든지 실제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관련업체들이다. 관련업체의 의견이 배제된 지원센터운영은 호응을 받기 어렵고 탁상공론식의 운영방식에 빠질 수 있다.

그동안 줄곧 게임산업 발전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지적돼 온 부처간 영역 다툼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와 컴퓨터 게임산업분야의 업무단일 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현재는 게임산업과 관련된 법령만 해도 음반 및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공중위생법、 학교보건법、 건축법、 전기용품 관리 법 등으로 다원화돼 있어 산업기술수준 향상이나 건전시장 발전의 근본적인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컴퓨터 게임관련 정부부처도 문화체육부(가정용 프로그램 심의)、 보건복지 부(업소용 프로그램 심의 및 업소관리)、 과학기술처(소프트웨어 연구개발) 、 통상산업부(게임기기 육성)、 정보통신부(소프트웨어 산업 육성 및 프로 그램 지적소유권 관리)등으로 분산돼 있다. 부처별로 1~2개의 유관단체가 난립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업체들의 역량 결집이 미흡하고 전체적인 기술개발 협력체제가 없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민간단체의 통합도 추진 해야 할 과제다.

정통부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모든 영상물의 윤리 성을 일괄 심의할 수 있도록 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을 개정할 방침이지만 이런 일은 관련부처간 협의나 업무조정없이는 불가능하다. 해당부처들이 부처 이기주의를 떠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업무를 조정하고 컴퓨터게임산업이 발전 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컴퓨터게임업체들에 대한 각종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프로그램 개발업체에 금융、 제세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정부는 게임 업체들의 숙원 사항인 *게임 소프트웨어업체를 여신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나 게임 하드웨어(게임기)에 대한 현행 특별소비세에 연차적으로 잠정세율을 적용 하는 방안도 하루빨리 마련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해당업체는 전문인력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게임산업은 고부가가 치산업으로 결국은 전문인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따라서 두뇌집약적이고 기술집약적인 게임산업의 특성을 감안、 멀티미디어 전문인력양성을 서둘러야한다. 이런 일들이 종합적으로 해결될 때 우리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할 수 있고 컴퓨터게임산업을 해외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