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슈퍼컴" 새 강자 부상

수퍼컴퓨터가 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컴퓨터업계의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신종 수퍼컴이 새로운 시장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컴퓨터로 수일 또는 수주일씩 걸리는 복잡한 과학적 계산을 위해 사용돼온 수퍼컴은 전통적으로 독자적인 전용 칩을 사용하는 거대한 기계로 인식돼 왔다. 양산이 불가능한 전용 칩을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고 사용 분야도 주로 연구소나 방위산업 분야에 국한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새 기술이 채용되면서 가격이 상당히 낮아지고 있으며사용 분야도 금융을 비롯한 일반 업무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퍼컴 분야의 이런 변화의 주역은 대칭형 멀티프로세싱(SMP)과 초병렬 프로 세싱(MPP) 기술이다.

이들 기술을 채용한 수퍼컴은 특히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분산 처리 환경에서도 이른바 서버의 서버라 할 수 있는 "수퍼서버"로 기능하면서 시장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신종 수퍼컴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80년대 중반. 당시엔 규모가 크지 않은 일부 기업에서 제한적으로 생산했던 초병렬 수퍼컴등 신종 수퍼컴은 이젠 세계 주요 컴퓨터 업체중 상당수가 생산 대열에 동참함으로써 컴퓨터 산업의 새 주류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초병렬 수퍼컴 등 신종 수퍼컴을 생산 하고 있는 업체로는 수퍼컴 업계의 대부인 미국 크레이 리서치사를 비롯해 IBM 유니시스、 독일의 지멘스닉스도르프、 영국의 ICL과 메이코사 등이 꼽힌다. 초병렬 수퍼컴 등 새로운 형태의 수퍼컴은 수퍼컴 영역에 속하면서도 전통적 의미의 수퍼컴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기존 수퍼컴이 몇개의 고성능 전용 칩을 탑재하는 것과는 달리 신종 수퍼컴은 표준화 된 칩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 칩은 전용 칩과 달리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이의 채용은 수퍼컴 가격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그 보급 확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물론 이들 신종 수퍼컴은 표준 칩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용도와 기능에 따라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천개까지의 칩이 채용된다. 강력한 성능과 빠른 처리속도、 업무의 유연성 등 수퍼컴다운 면모를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크레이 리서치의 초병렬 수퍼컴인 T3D엔 디지털 이퀴프먼트사(D EC)의 표준 칩인 "알파"가 사용됐고 IBM의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SP2 시스템엔 이 회사 리스크시스템 6000에 사용된 "파워 2"가 사용됐다. 유니시스의 오퍼스(OPUS)시스템은 인텔의 펜티엄을 탑재했다.

신종 컴퓨터의 또 다른 특징은 업무 처리 과정에 있다.

신종 수퍼컴은 기존 수퍼컴과 달리 복잡한 업무처리시 병목 현상을 없애기위해 하나의 과제를 여러개의 작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나뉘어진 부분들은 여러개의 칩들에 분산돼 동시 처리됨으로써 처리속도가 한층 향상될 수 있다.

특히 초병렬 컴퓨터는 일정 한도까지는 칩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처리성능이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탁월한 확장성도 지니고 있다.

신종 수퍼컴의 이런 특징은 수퍼컴의 보급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기업이나 공공부문에서 데이터 마이닝(Mining:채광)의 용도로 수퍼컴을 사용하는 것이다.

데이터 마이닝이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그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흐름이나 추세를 파악하는 것을 뜻한다.

이같은 데이터 마이닝은 현재는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에서 부정 행위 적발 등의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컴퓨터 산업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기업들의 정보 축적량이 많아지고 특히 축적된 정보의 즉각적인 분석과 이의 업무를 위한 피드백이 갈수록 중요한 경쟁 수단이 되면서 신종 수퍼컴의 위력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