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내 전자악기 시장이 조금씩 성숙돼 가면서 관련업체들이 음원칩의 자체 개발문제를 놓고 상이한 견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국내 전자악기 업체들의 경우는 영창악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 이 음원칩을 수입, 자사의 전자악기에 탑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전자는 미국의 음원칩 전문업체에서 필요한 음원칩을 공급받고 있으며, 삼익악기는 일본의 야마하에서 음원칩을 수입하고 있다.
또 LG전자도 멀티미디어 컴퓨터에 사용되는 음악카드 등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개발에 나서기는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영국의 키보드 전문업체 로부터 수입한 음원칩을 전자악기에 탑재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자체 음원칩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영창악기와 LG전자는 음원칩 이 전자악기의 음질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인 만큼 자체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삼익악기와 대우전자는 아직 시장이 협소해 개발이 필요없다는 시각이다.
대우전자와 삼익악기 측에서는 "음원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해야만 하는데 국내 전자악기 시장이 연 2만대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자체 음원칩을 개발해 사용할 경우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아직은 음원칩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전자악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이제 겨우 4~5년에 불과, 이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기술을 축적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채 현격한 기술수준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개발 불필요의 또다른 배경이다.
이에대해 영창악기측은 "국내 사용자들의 소비형태도 결국은 품질위주로 변할것이 자명하고 품질만 우수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향후 경쟁력을 키워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음원칩의 자체개발이 필수적이 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지금부터라도 자체 음원칩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있다. 외국의 음원칩 공급업체들이 애써 개발한 최신 제품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니음원칩을 수입에만 의존한 경우에는 한물간 2류칩 밖에는 공급받을 수 없어항상 선진국의 뒤꽁무니만 따라가는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국내 전자악기 업체들이 음원칩 자체개발과 관련해 상이한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직 국내 전자악기 시장은 초보단계인데다 전자악기에서 음 원칩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서로 다른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창악기와 LG전자는 전자악기의 다른 기능도 중요하지만 기본이 되는 것은소리에 대한 데이터를 내장하고 있는 음원칩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대우전자 와 삼익악기는 완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음원칩이 필요 하기는 하지만 이는 부품의 하나에 불과해 중요한 것은 전자악기 자체로 보고있는 것이다.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음원칩 개발에 적극 나서느냐 아니면 원가 를 줄이기 위해 음원칩을 수입하느냐를 놓고 업체간에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는것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전자악기 시장은 디지털 피아노를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2배 가량 성장한데 이어 한반기에는 시장규모가 더욱 늘어 어쿠스틱피아노시장 2천5백억원 규모)의 20%선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3~4년후에는 전자악기 시장의 성장 추세 에 대한 반대급부로 매년 10% 정도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어쿠스틱피아노 시장과 비슷한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