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최근 "삼성"이란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상호 말소 및 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사용해 온 중소업체들이 크게 반발、 물의를 빚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그룹차원에서 추진중인 "삼성 상호정리계획"에 따라 삼성그룹과는 무관한 중소 엘리베이터 제조업체인 삼성엘리베이터 대표 이재군)에 대해 상호를 말소하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와함께 지난 4월20일과 6월13일 두차례에 걸쳐 삼성엘리베이 터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상표법을 근거로 최傑장을 보내 *일체의 침해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 제출 *상품의 출하 및 제조 내역 공개 *이미 판매된 제품의 상표 제거 *중앙 4대 일간지에 사과문 게재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측은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조치도 불사 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의 이같은 조치는 특히 삼성중공업이 최근 엘리베이터 사업에 신규로 참여할 계획을 세우고 은밀히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적지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등기만 하고 상호등록은 하지 않은 삼성엘리베이터는 지난 5월16일 삼성중공업측에 회신을 보내 "지난 20여년동안 사용해 온 상호를 말소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삼성엘리베이터는 그동안 중소 엘리베이터업계에서 2, 3위를 차지하며 연간5 0억~6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상호를 변경할 경우 막대한 손실의 발생이 예상되며 엘리베이터 사업도 하지 않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기존 엘리베이터 업체에 대해 삼성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상호정리작업의 첫 사례인 삼성중공업과 삼성엘리베이터간의 상호 분쟁은 그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대우.현대그룹 등이 추진하고 있는 유사상호 정리작업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삼성엘리베이터측과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어 공식적인 절차를 밟게 됐다"며 삼성엘리베이터가 사용하고 있는 "삼성"의 한글표기、 한문표기、 영문표기 등이 삼성그룹 의 것과 일치해 삼성그룹이 엘리베이터사업을 하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다분하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호 정리작업은 그룹내의 다른 계열사 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상대 회사가 상호를 말소.변경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엘리베이터의 이재군사장은 "삼성중공업의 이같은 행위는 상도의에 어긋나는 처사"라면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삼성의 횡포에 대항하겠다 고 말했다.
삼성엘리베이터는 삼성중공업의 의법조치 방침에 대해 각계에 진정서를 제출 하는 한편 엘리베이터협회.승강기공업협동조합 등과 연계해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양사의 분쟁은 법정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상호정리 작업은 그동안 "삼성"이라는 상호를 사용해 온 중소 업체들 이 적지않음을 고려한다면 이들로부터의 상당한 반발도 예상된다.
<박영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