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국가대동맥 정보고속도로 (24)

세계각국으로부터 전해져온 살아 숨쉬는 정보가 가득 쌓여있는 곳이 인터네트다. 인터네트는 전세계 1만여개의 컴퓨터통신망이 연결된 컴퓨터통신망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전화망에 버금가는 네트워크로 성장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수식어를 떼어 버리고 "더 네트(The Net)"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PC통신의 전송속도는 빨라야 28.8Kbps이지만 인터네트 상용회 사는 64Kbps이상의 전용선을 사용한다.

지난 1월 현재 인터네트에는 전세계 1백40여개국에서 약 5백만대의 컴퓨터가 접속되어 있고 이용자수가 4천만을 넘어섰다. 인터네트의 가입자규모나 접속 컴퓨터수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전체를 통괄운영하는 중심적인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자우편의 주소록 따위를 관리하는 최소한의 비 영리조직이 있을 뿐이다. 인터네트의 기본 서비스는 전자우편、 전자게시판 、 데이터검색、 파일전송、 채팅 등이다. 필요하다면 원격지에 있는 슈퍼컴 퓨터를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아직 완전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세계정보망(WWW:월드와이드웨브)을 통해 영상.음성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이용도 가능하다. 문자 및 데이터전용인 다이얼업 서비스는 얼마전까지 유닉스명령어만으로 사용할 수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으나최근 들어 편리한 메뉴방식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터네트 열풍으로 통신망폭주현상이 빚어지는 등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처음 인터네트는 연구원.기술자.전문가들만의 정보교환용도로 사용되었다.

가입조직이확대됨에 따라 방대한 정보자산이 축적되었고 여기에 매스미디어 의 획일성에 실증난 사람들이 참여해서 온갖 정보를 헤집고 다니는 인터네트 서핑"이라는 새로운 문화까지 낳았다. "인터네트 중독증"이라는 새로운병리현상까지 보도되고 있다.

오늘날의 인터네트가 있기까지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상당부분 기여했지만 미국정부가 뒷받침한 바도 크다. 인터네트의 시초는 미국 국방성의 고등연구 계획국(DARPA)"의 연구망에 의해서 마련되었다. 69년 각 지방에 산재 하고 있는 산하 연구기관의 컴퓨터를 상호접속하는 컴퓨터통신망(ARPANET)을 구축함으로써 핵전쟁이 있을 경우 그 피해를 분산시켜 최소화함과 아울러 부족한 컴퓨터를 유효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터네트도 진화과정을 거치게 됐다. 컴퓨터 통신망 구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패킷(Packet)통신기술이 탄생했다. 이것은 긴 데이터를 각각 주소가 붙은 패킷이라는 극소의 크기로 잘라 송신하고 수신측에서 이를 재생시키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면 긴 데이터를 보내더라도 송신기간 중 회선을 점유할 필요없이 다른 용도로 동시에 같은 회선을 사용할 수 있기때문에 컴퓨터 간의 통신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중요한 기술발전은 인터네트 프로토콜(TCP/IP)의 개발도입이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들은 기종에 따라 독특한 통신규약이 있어서 기종이 다른 컴퓨터 끼리 접속하는 것은 어렵다. 인터네트 프로토콜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개발된 소프트웨어이다. 인터네트프로토콜은 사실상 컴퓨터통신의 표준이 되어 널리쓰이고 있으며 현재도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80년대 들어 전미과학재단(NSF)은 컴퓨터의 눈부신 발전에 대응하는 연구를 목적으로 5개 대학의 슈퍼컴퓨터를 서로 접속하는 컴퓨터통신망 "NSF네트"를 추진했다. 이미 국방성이 가지고 있는 "ARPA네트"를 근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결국 NSF는 독자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다.

88년 NSF네트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것은 IBM의 메인프레임과 장거리통신서 비스업체 MCI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NSF네트는 통신회선의 용량이 ARPA네트에 비해 약 30배인 1.5Mbps의 전용 회선을 근간으로 구성되었다. 통신 프로토콜도 한때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가 정한 프로토콜 OSI로 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실제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사실상의 표준이 된 TCP/IP를 최종 채택했다.

NSF네트의 이용자는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늘어났으며 이를 근간으로 수많은연구기관.도서관.민간기업 등의 서브네트워크들이 자발적으로 접속하게 되었다. 이렇게 형성된광역네트워크를 총칭해서 인터네트라고 부르게 됐다.

90년에는 ARPA네트의 민간부분이 NSF네트로 이관되었다. 이로써 오늘날 인터 네트는 최대의 광역 네트워크로 성장한 것이다.

인터네트를 이용해서 얻지 못하는 정보는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인터네트 사용자들 사이에 널리 보급된 "인터네트 옐로 페이지"라는 안내책자는 5백페이 지가 넘는 일종의 주소록이다. 이것은 정부나 대학 등의 방대한 자료들로부터 신문、 최첨단 기술정보、 세계 각도시의 풍속、 증권시세까지 망라하고 있다. 물론 문자정보뿐만 아니라 화상.음성정보로도 교환이 가능하다. 클린 턴 대통령의 연설을 육성으로 듣고 비즈니스 상대와 음성대화로 거래를 성사 시킬 수 있을 만큼 인터네트의 이용범위는 무한에 가깝다.

미국정부는 우리가 흔히 정보고속도로라고 부르는 "국가정보기반(NII)"의 세부과제로 전국연구교육네트워크(NREN)의 구축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미국정부가 개발에 1억7천만달러를 지출한 NREN은 현재 인터네트의 근간이 되고 있는 NSF네트를 초고속 디지털망으로 탈바꿈해 전국의 연구.교육기관 사이에멀티미디어 정보를 자유자재로 오가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 인터네트를 발전시킨 기간망 NSF네트에 연방항공우주국(NASA)、 에너지성등 정부기관의 자체망들을 연결、 이것을 NSF의 확대판으로 만들고 다시 이를 근간으로 광역고속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것이 주내용이다.

NREN의 추진실무기관인 NSF는 이 계획에 따라 이미 기간 네트워크의 전송속 도를 초당 45Mbps로 높였고、 전국 19개소에 네트워크 접속시설을 설치했다. 내년까지는 전송속도를 다시 1백55Mbps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최종적으로 2000년까지 당초의 1천배인 기가비트급의 네트워크로 연결할 계획이 다. 이렇게 되면 클린턴행정부가 강조한 교육、 의료서비스의 개선이 실현되고 뿐만 아니라 이것을 근간으로 하는 인터네트는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인터네트의 용도는 학술.연구목적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기업정보망、 전자 카지노등으로 확대되었다. 지금까지 과정에서 보아왔듯이 인터네트는 NREN의 틀을 빌리게 되지만 더욱 빠른 속도로 학술정보뿐만 아니라 상업정보까지 포괄하는 내용을 전달하게 될 것은 당연하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