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산전업계 한국진출 본격화 배경

올들어 도시바、 히타치、 옴론、 미쓰비시등 일본 대형 전자업체들이 국내 산전시장을 겨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2~3년전에 비해 국내 산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전자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경쟁력상실로 대부분의 일본업체들이 국내에서 이미 철수、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하고 있는 가전분야와는 달리 적극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의 자동화설비 수요증가 현상은 공장자동화 설비를 본격적으로도입하기 시작했던 초기의 임금인상으로 인한 원가절감 차원보다는 이른바 생산의 성역화를 통한 품질경쟁력.가격경쟁력등을 도모하기 위한 국내 제조 업체들의 설비투자에 편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 전자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또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한국내 여론과 수입선다변화품목 지정이라는 족쇄에 묶여 "강건너 불구경"해왔던 일본업체들이 대부분의 품목이 세계무역기구(WT O)출범에 따라 완전 시장개방이 불가피해 이를 겨냥해 한국시장 공략을 적극 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시말해 일본업계로서는 수입선다변화품목이라는 외형적인 장애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끝이 보이는 것이고 자동차업계를 비롯、 제조업 체 전반에 걸친 공장자동화 신규투자와 지하철、 신공항、 도로교통등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올해부터가 한국내 산전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바、 히타치、 옴론 등 일본 산전업체들을 비롯、 중소 산전업체들에 이르기 까지 올들어 대한 시장진출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고쿠사이전기、 에이라쿠전기、 히타치전자등 3사와 일본신호(주)를 중심으로 한 NISCO컨소시엄、 히타치전기、 도시바사、 옴론、 스미토모전기등의 경우 유럽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역무자동화 부문과 통신、 신호설비 등 지하철、 공항、 도로교통등 SOC부문의 수요를 겨냥、 현지사무소를 개설 하거나 한국지사내에 전담팀을 구성해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오는 97년으로 예정된 공장자동화설비 수입선다변화품목해제를 앞두고 이 품목에 대한 일본업체들의 대한진출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미쓰비시、 히타치、 도시바、 후지 등의 경우 국내업체와 기술제휴를 통해수입선다변화장벽을 우회해 왔던 방식에서 탈피、 97년부터 한국내 단독 공급을 추진한다는 방침아래 미현지법인을 통해 설비투자가 본격 진행되고 있는 현대、 대우、 기아、 쌍용、 삼성등 자동차업체들을 비롯、 석유화학、 전자업체들을 대상으로 신제품의 우회공급을 본격화할 방침이며 완전 시장 개방에 대비한 서비스및 유통망구성등 벌써부터 다각적인 시장조사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함께 옴론、 SMC 뉴마틱스사등의 경우 현지법인을 설립、 온도조절계、 센서등 자동화부품과 PLC、 공정제어기기、공압기기등 공장자동화기기의 한국내 생산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말 시장조사를 완료、현재 부지선정등 구체적인 현지공장설립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업계의 공세가 가속화될 경우 국내업체는 그 경쟁대상 이 될수 없으며 그동안 국내 자동화설비 시장을 선점해 온 ASA、 AB、 지멘 스등과 지하철、 공항、 도로등 SOC부문에서 적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해온 ABB 하니웰、 CGA、 다소、 TTSI、 미유니온 스위치&시그널사、 GRS사、 알 카텔 벨사등과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국내업체들의 경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용 전자부문에서 특히 취약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업계가 일본업계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획기적인 투자와 함께 철저 한 서비스망과 유통망 구축、소량다품종 생산을 통해 니치마켓을 공략하는등 향후 2년여동안 과제를 시급히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창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