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01년까지 전기품질 향상에 총 25조3천1백80억원을 투자、 전기품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함에 따라 이 계획이 완료되는 2001 년에는 우리나라도 정전이 거의 없고 전압과 주파수가 안정된 환경에서 일상 생활 및 생산활동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통상산업부는 최근 전기품질을 미국.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2001년까지 7년간 당초계획인 16조3백70억원보다 9조2천8백10억원이 늘어난 25조3천1백8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전기품질 고급화 중장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2000년대에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보다 전기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에 더 많은 자금이 할당될 전망이다.
그동안 발전소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그 다음으로 전기품질 고급화를추진해온 정부정책이 전기품질을 우선하고 다음으로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쪽으로 일대 전환한 것이다.
정부의 전기품질 고급화 계획이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2001년에 가서 호당 정전시간 14분、 전압유지율 99.9%、 주파수유지율을 99.9% 수준의 고급 전기품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기품질이 세계에서 가장 양호하다는 일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 93년 호당정전시간 39분、 전압유지율 99.9%、 주파수유지율 99.8%를 기록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는 93년 호당정전시간 1백 72분、 전압유지율 99.0%、 주파수유지율 98.1%로 나타나 일본에 비해 품질이 낮았다.
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시급한 과제였지만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전기가 들어가게 된 이제는 우수한 품질의 전기를 보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기품질은 생활 및 생산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전기품질이 불량할 경우 정밀도가 높은 전기전자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전압이 낮아지면 컴퓨터나 방송기기를 사용하다가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파수가 낮아지면 생산제품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또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생활과 생산활동이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기관계자들은 전기품질이 선진국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척도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전기품질 향상을 위해 95년 1조2천60억원、 96년 1조4천8백70억 원、 97년 2조2백80억원、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11조3천1백60억원 등7 년간 총 16조3백7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투자계획을 확대수정하면서 95년 2조2천50억원、 96년 3조1백 40억원、 97년 3조6천4백90억원、 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간 16조4천5백억 원 등 총 25조3천1백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95년부터 2001년까지 7년간 전기품질 향상에 투자되는 금액이 이 기간중 발전소 건설에 투자되는 23조8천8백40억원보다 1조4천3백40억원이나 많게 됐다.
그동안 전기품질향상을 위해 투자되는 금액이 발전소 건설에 투자되는 금액의 절반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라 볼 수 있다.
전기품질 고급화에 투자되는 총 25조3천1백80억원의 재원은 한국전력이 전기 를 판매한 수익금에서 조달된다. 따라서 한국전력이 주체가 되어 향후 7년간 단계적으로 전기품질 고급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전기품질 고급화 추진기간중에 노후설비를 새로운 설비로 교체 하는데 가장 큰 역점을 둘 계획이다. 노후설비의 교체는 오래된 제품을 단순 히 새제품으로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기능이 향상된 제품으로 대체해나가는 것이다. 이에따라 가설된지 15년 이상 된 제품들을 우선적으로 교체 하기로 했다.
이번에 추가로 투자되는 9조2천8백10억원중 가장 많이 투자되는 부문은 송변 전설비 개선으로 추가투자액의 71.4%에 달하는 6조6천2백98억원이 이 부문에 집중된다. 이는 전기를 발전소에서 산업시설이나 가정에 보내는 과정에서전기의 품질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아 이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 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배전선로 보강에 추가투자액의 26.
0%인 2조4천1백66억원이 투자된다.
반면에 각종 전기품질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에 전체 투자금액의 1.3%인 1천 2백28억원、 발전설비 개선에 전체 투자금액의 1.2%인 1천1백17억원이 각각투자된다. 추가 투자액의 97.4%가 송변전설비 개선과 배전선로 보강에 투자되는 것이다. 정부가 발전소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보다 전기품질 부문에 많은 투자를 하기로 함에 따라 전선.송변전.수배전반 등 전기품질 관련분야에 참여하고 있는민간업체들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기품질 관련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활발 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또 이와 관련해 전력제어기술과 전력기기 통합제어장치、 중전기기 유지보수 시스템 등이 유망사업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