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몰아닥친 엔고 태풍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국내 부품업계가 최근에는 매출 및 수익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원고로 비상이 걸렸다.
지속되는 원고로 업계가 한계환율로 인식하고 있는 달러당 7백56원이 이미 무너진 데 이어 연말경에는 7백40원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어 외형 및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경영위기 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부품을 비롯、 인쇄회로기판(PCB) 콘덴서 데크 등 주요 부품업계는 최근 공급가격 인상으로 간신히 엔고 파도를 넘겼으나 정작 매출 및 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화는 하반기에도 강세가 지속돼 경영수지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통상 로컬수출을 포함해 매출의 80~90%를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주요 부품 업계는 엔고 현상에 따른 주요 원자재가 상승으로 지난 상반기중에 제품 공급 가격을 품목별로 평균 3~7% 가량 올렸거나 인상을 추진、 원가상승분은 어느 정도 흡수하고 있지만 원화 절상에 따른 추가 인상분의 가격 전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어 환차손이 고스란히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부품업계는 반도체와 브라운관 등 일부품목을 제외한 일반 부품업계의 경영 수익을 위한 적정 환율은 7백68원、 한계 환율은 7백56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연말경 환율이 7백40원대로 떨어질 경우 매출규모가 2천억~4천억원 수준 인 대부분의 중견기업들의 순익은 환차손만으로 당초 예상보다 1백억~2백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업계는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생산구조 전환、 매출증대 등 다양한 비상 경영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모두 단기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데다 실효성 있는 뚜렷한 방안도 없어 아예 올해 환차손분을 감안한 내년도 경영 계획 수립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디스플레이 부품업계는 환차손에 따른 수익 감소분이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콘덴서업계는 25% 이상、 데크업계는 20% 수준、 그리고 사정이 가장 좋은PCB업계도 15~20% 정도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및 대우전자부품 등 종합부품사들의 경영수지도 큰 폭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