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포함、 부품관련 대대적인 해외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삼성의 전자소그룹이 이의 추진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돌출 변수에 휘말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하면서 의욕적인 해외 진출의 청사진을 펼치고 있는삼성의 행보에 급 브레이크가 걸린 것이 특히 정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견제 ?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그 원인과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증권가나 삼성 관계자들은 지난 6월에 있었던 삼성전자의 유상증자때 부터 이상 기류"를 감지했고 그것이 정부의 대삼성 제재의 신호탄이었던 것으로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신청했으나 우여곡절 끝에1천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일부에서는 증권 당국이 당시의 주식 시황이 좋지않다고 보고 대형 우량주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증자 규모를 조정했다고 분석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증자는 삼성자동차 출연금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금액이 대폭 삭감된 것은 매우 의외의 조치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었다. 특히 당시 증자와 관련해 가장 실망한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직원들이었고 이 때문에 정부의 "대삼성 견제"를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계획된 증자가 끝나면 전 직원들에게 기본급 기준 1백%에 해당하는 삼성자동차 주식을 무료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직원들에게는 꽤 유혹적 인 "보너스"였지만 결국 이것은 무산됐다.
그 이후에는 미국 컴퓨터 유통회사인 AST사 인수문제가 걸렸다. 삼성전자로 서는 창사 이래 최대의 해외 매수.합병(M&A)이었지만 정작 정부의 "승인"은 자금 납부 기한에 거의 촉박한 시점에서 허용됐다. 업계에서는 올 초 현대전 자의 AT&T GIS MPD 인수처럼 정부로서는 선뜻 내키지 않지만 이미 국제적으로 발표된 사항에 대한 "망신"을 우려、 허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삼성이 13억달러를 투입、 추진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공장 건설계 획 발표를 계속 미루고 있는 것도 정부의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라는 이야기 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의 해외투자에 대한 견제는 실무 차원에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반도체는 물론 중국 멕시코의 전자 복합화단지 등 전자소그룹이 추진하고 있는프로젝트에 대해 과거에는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승인을 위해서는 수출입은행과 재정경제원을 거쳐야 하는데 최근에는 수출입은 행 단계에서부터 각가지 이유로 서류가 반려되는 등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는 것.
삼성의 해외투자는 실제로 최근의 기류를 반영하듯 "사실상 중단"상태에 있다. 현안이 되고 있는 중국 소주단지의 경우 반도체 공장 인근에 가전및 부품 계열사인 전기 공장이 입주할 계획이지만 진척 여부가 불투명하다. 중국 진출의 특성상 현지업체와 합작 형태를 취해야 하는데 국내 분위기 탓에 삼성이 계약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관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도 덩달아 손을 놓고 있다. 이들 부품 계열사는 독자적인 대규모 투자는 이미 어느정도 마무리 지은 상황이어 서 삼성전자의 경우와 같은 직격탄은 피하고 있지만 전자 소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복합 단지계획에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의 진출 계획이 확정된 뒤 뒤따라 가거나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이든 전자와 협의를 통해야 하는 것이 부품사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유탄 "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관은 중국 진출계획을 연내에마무리지을 예정이고 삼성전기 역시 중국 멕시코 태국 등의 현지공장 확대와 신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삼성 견제가 이건희 회장의 베이징 발언 이후 빚어진 권력 핵심부와의 불화에 따른 "괘씸죄"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당분간은 이같은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나 LG측이 최근 해외투자에 관한한 삼성과 비슷하게 실무차원에서 "골탕(?)"을 먹고 있는 것도 삼성과 의 형평성을 의식한 정부의 "제스처"라고까지 인식하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정부가 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듯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대한 업계의 비판은 공통적이다. 또 정부의 본의가 아니더라도 업계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면 그것 역시 문제이다. 삼성 해외투자의 향배는 그래서 더욱 주목거리가 되고 있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