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극과컴퓨터.IBM, 전략적 제휴 "속사정"

한글과컴퓨터와 한국IBM간 전략적 제휴에 대한 업계반응이 당초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자 양사 모두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당초 양사의 이번 제휴의도는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반MS기반 구축과 한컴비전 2000"의 실현이었고 한국IBM은 "OS/2" 환경의 확산에 두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이번 양사 제휴가 한글과컴퓨터에는 운영자금 회전 기반을、 한국I BM에는 대 마이크로소프트(MS) 견제 수단 및 "OS/2"사업을 맡아줄 대역의 필요성에 의해 각각 이루어졌다고 보고있다.

게다가 업계전문가들은 양사가 전략적 제휴에 대한 배경으로 전면에 내세운3 2비트 운용체계 "OS/2 워프"는 이같은 서로 다른 목적을 연결시켜준 고리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까지하다.

이와관련、 지난 20일 공동기자회견을 전후한 양사의 홍보전략이나 견지하고있는 공식입장은 이같은 업계 분석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를 던져주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기자회견 이후 보도자료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제휴가 IBM의 "OS/2"를 발판으로 국내시장에서 반MS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이면 해석을 흘려 한국IBM의 입장을 옹호해주었다.

그 결과 한글과컴퓨터가 "OS/2"진영에 가세、 세계적 컴퓨터환경의 흐름과상관없이 국내에서는 MS의 "윈도즈95"와 "OS/2워프"의 맞대결 국면을 전개 할 것이라는 식의 "OS/2 과대포장"을 낳게 했다.

이에 반해 의도적이든 그렇지않든 한국IBM측은 공동회견을 전후해 이번 제휴 에 대한 별도의 보충설명을 거의 하지 않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던중 한국IBM은 지난 25일 한글과컴퓨터 측에 최근의 언론보도와 관련、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전략적 제휴 동반자로 한국IBM이 한글과컴퓨터의 "들러리"로 묘사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한글과 컴퓨터 측은 "최근의 언론 보도 등은 한글과컴퓨터의 의도와는 다른 것"이라 는 입장을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양측의 지난 20일 발표 내용을 보면 *"OS/2" 저변확대를 위한 협력 *SW 전반에 대한 기술 교류 등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실질적 제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글과컴퓨터가 추진하는 25%의 외부투자 유치분 가운데 한국IBM이 5%(16억원)를 참여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한글과컴퓨터로서 "OS/2 워프"는 8월 발표예정인 MS의 "윈도즈95"의 적수가 될 수는 없지만 단기적 비즈니스로 승부수를 띄울 가치는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편이다. 이 점은 이 회사 이찬진사장이 ""OS/2"용 제품을 출하한다고 해서 "윈도즈95"에 대한 기본 전략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힌데서도잘 드러나고 있다.

"OS/2"나 "윈도즈95"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응용SW 개발사로 한글과컴퓨터는그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업계전문가 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한글과컴퓨터 입장에서 한국IBM과의 전략적 제휴의 진짜배경은 "자금 융통"에 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글과컴퓨터가 적어도 "OS/2"에 대해서 만큼은 이처럼 느긋한 입장인 반면한국IBM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실제 미본사는 "OS/2"에 IBM의 미래를 걸고 있을 만큼 비중을 두고 있는 전략제품이다.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당장의 목표인데 이를 받쳐줄 응용SW들이 절대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IBM 내부에서도 "OS/2" 제품지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인력 과 조직적 배려가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은 업계에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같은 실상은 "OS/2"지원과 관련、 한국IBM 내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PC사업본부와 SW사업본부조차 내부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IBM 내부에서 담당부서인 SW사업본부 외에 "O S/2"에 관심과 열기가 외부에서 보는 만큼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IBM은 "OS/2"에 대해 일정부분의 역할을 대행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단기적으로는 "OS/2"를 매개 로 SW 전반에 대한 상징적 교류가 이루어질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글 과컴퓨터에 대한 한국IBM의 지분참여" 수준 이상의 의미는 없게 될 것으로전망하고 있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