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산업의 최대 취약부문으로 지적돼온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계획이 드디어 확정, 업계의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반도체연구조합과 생산기술연구원은 최근 통상산업부의 중기거점과제인 반도체장비 국산화 개발사업의 세부계획을 확정하고 99년까지 4년간 단계적인 추진을 통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을 크게 제 고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우선 올해 57억원을 들여 전공정용.조립용.검사용 장비 등 총 14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4년간 총 5백억원을 투입、 33개 장비분야에 걸친 국산화를 추진해 현재 12%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장비국산화 율을 98년까지 50%까지 끌어 올려 나간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담고 있다.
반도체 장비는 초고진공.초고전압.초청정.초정밀 기술확보를 요하는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관련 및 기간산업에 미치는 기술파급 효과가 큰 성장주도산업 으로 꼽힌다.
따라서 정부 관계기관과 민간업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현재 수입의존율이 90% 이상에 달하는 반도체 장비의 수입 대체효과 뿐만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용 핵심공정장비、 검사 및 조립 등 주요 부문에 대한 기술력의 급진전으로 전후방 산업의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반도체 장비 중기거점개발사업은 비교적 개발기간이 짧고 즉시 국 산화 효과를 낼 수 있는 후공정 처리장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데다 반도체소자 3사와 장비전문업체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개발후 수요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반도체 장비의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8년 정도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전공정 및 측정장비의 기술자립도는 선진국의 10% 수준에 그치고 있고조립용장비는 30%、 기타 관련장비는 60%정도로 아직 미.일 등 선진국과는 격차가 커 반도체 장비의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94년 국내 반도체장비 시장규모는 15억8천만 달러 로 이중 수입물량은 전년대비 12.4%늘어난 14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만도 수입반도체 장비는 전체시장의 9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본의 비중은 7억4천8백만달러로 전체의 52%、 미국은 4억8천9 백만달러로 34%를 차지해 일.미 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전체 수입의 86%를 차지하는 심각한 편중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에도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추세에 편승해 고가의 장비 수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획기적인 조치가 없는 한 수입비중의 증가와 함께 이같은 기술종속 추세는 한층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장비국산화 계획은 업체별로 현재 활발하게 추진중인 장비국산 화 노력에 한층 힘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조만간 도래할 64/256MD시대를 맞아 진정한 반도체산업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키 위해서는 관련장비의 국산화가 절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소자 및 장비업계가 이번 장비국산화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