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진흥회, "가전"구매 성향조사

우리 국민들은 국산 가전제품을 얼마나 선호하고 있을까. 또 이제까지 수입 선다변화 정책으로 묶어놓은 일본 가전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어느 정도일까.

이같은궁금증을 밝히기 위해 전자공업진흥회(회장 구자학)는 최근 한국통계 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가전제품 구매성향을 조사했다. 전자공업진흥회는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파악해 이를바탕으로 소비자가 바라는 가전제품을 설계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전산업의육 성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국 1천1백24가 구를 대상으로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3일까지 보름동안 가전제품 구매 실태 및 선호도、 보유현황 등 모두 33개 항목에 걸쳐 실시한 면접 조사결과를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번 조사에선 일제 가전브랜드 선호도가 60%를 넘어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여전히 일본 제품을 우수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실제 구매단계에서는 애프터서비스가 편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국산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개방이 이뤄져 외제품을 자유롭게 살 수 있다면 어떤 제품을 구입하겠느냐 는 질문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29.6%만이 국산제품을 꼽았다. 6.6%가 외산제품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63.8%는 경우에 따라 구입하겠다 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아직도 국산제품을 확실히 믿지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중에서도 60.8%가 일본제품 구매의사를 밝혀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독일제품이 19.3%、 미국제품이 10.9%、 유럽제품이 3.3% 순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을 가장 잘 만드는 나라도 일본이 단연 선두였다. 응답자의 무려 72.7%가 일본을 꼽았고 독일이 11.3%、 우리나라는 7.9% 순이었다.

외산제품을 사용하는 가구는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최저 0.4%(룸에어컨)에 서 최고 8.8%(전기밥솥)에 이르렀다.

이 중 오디오、 VCR、 캠코더、 전기밥솥은 일본산이 80% 이상을 차지했고 냉장고는 미국산(79%)을、 세탁기는 미국산(55%)과 독일산(33%)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전자제품은 일본산을、 전기제품은 구미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했다. 외산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우수한 품질(43.1%)과 고성능(38.9%)、 그리고 내구성(10.4%)을 꼽고 있다.

외산제품 가운데 앞으로 사고 싶은 품목은 오디오가 2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캠코더(11.7%)、 냉장고(9.4%)、 세탁기(7.5%)、 전기밥솥(6.

8%)、VCR(6.1%)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편이었다.

가전제품을 구입한 장소는 전자상가(13.6%)와 수입품 대리점(12.7%)、 백화점 11.3% 등에 고루 분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 직접 구입 했다는 응답자도 11.3%에 달하고 있다. 이는 외국여행시 외산제품을 주로 구입하고 외국에서 생활한 사람이 되가져올 정도로 내구성이 좋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외산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애프터서비스센터가 없어 고생하고 있고(42.1%) 고장시 보수용 부품이 부족(19.8%)한데다 제품 자체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아(3.7%) 쓰기 불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어려움은 소비자들이 실제 가전제품 구매시 국산제품을 찾게 되는 이유가 됐다.

국산 가전제품에 대해 조사대상자의 79.6%는 이런 점에서 만족스러운 수준 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보급된 가전제품의 90% 이상이 국산제품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김치 보관용 냉장고처럼 우리 실정에 맞고 가격이 외산보다 싸며 AS받기가 쉽기때문이라는 응답을 보였다.

국산제품의 보급률을 보면 컬러TV、 냉장고、 세탁기 등은 1백%를 넘었거나이에 육박하고 있어 이미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또 VCR、 청소기、 오디오 등의 보급률도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급률이 20%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은 룸에어컨(16.3%)와 캠코더(16.8%) 두 제품이 었다. 국산제품을 사게 된 이유로는 우리 실정에 맞기 때문이라는 응답(37.9%)이 가장 많았고 잘 갖춰진 AS체제(25%)와 저렴한 가격(14.1%)을 든 응답자도 많았다. 그러나 구매동기로 품질을 꼽은 응답자는 8.8%에 그쳤다. 이는 가전업체나 가전유통업체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어 국산품을 사게 됐다는 응답(7.7 %)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소비자들은 국산 가전제품의 품질에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산 가전제품의 가장 큰 과제가 품질 개선임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국산제품을 구입해 사용할 때 느끼는 불편으로는, 잦은 고장 발생(53.1%)와 AS의 미비(19.7%)、 잦은 모델 변경(17.4%) 등이 지적됐다.

외산제품보다는 편리한 편이지만 국산제품 AS의 불편사항으로는 시간이 오래걸리고 33.2% 관련부품이 부족한데다(19%) AS장소를 모르거나 멀기(12.8 %)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AS 대가가 비싸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제품의 AS수준에 대해서는 대부분(60.7%)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해 가전업계의 고객만족 서비스가 다소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아직도 약 40% 정도가 국산 가전제품 AS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개선의 여지가 많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내년에 구입의사를 갖고 있는 소비자는 현재 가전제품 보유자의 평균 9.7%로 나타났는데 캠코더가 12.6%、 룸에어컨이 12.4%、 오디오가 10.6 %、 세탁기가 10.2%로 높은 반면 전기밥솥은 4.7%로 가장 낮았다.

또 중대형 제품을 구입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컬러TV의 경우 26인치 이상3 5인치 이하가 전체의 52.8%나 됐으며、 냉장고는 5백l 이상이 40.4%로 가장 높았고 4백~5백l급을 사겠다는 응답자도 33.3%나 됐다.

<모인.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