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엘리베이터업체들이 엘리베이터의 기능 향상에는 관심을 두고 있어 운행 속도가 향상되고는 있으나 고객의 편의를 위한 엘리베이터의 과학적 설계 에는 다소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최근들어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승객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개발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표를 동원、 제품개발에 응용하고 있어우리와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고층빌딩이 속속등장하고 주거 문화도 고층 아파트로 변해감에 따라 엘리베이터는 일반인들의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는 더 많은 사람을 신속하게 실어나르는 엘리베이터가 우선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엘리베이터의 성능을 평가할 때 속도와 중량이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졌다. 국내에도 분당 2백40m의 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는데현재 세계적으로는 분당 8백10m의 고속 인버터 엘리베이터가 개발된 상태다.
이정도면 속도면에서는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세계의 선진 엘리베이터 업체들은 엘리베이터의 속도와 중량은 기본이며 이제는 이밖의 것들에 깊은 관심을 갖는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한 편이지만 외국에서는 엘리베이터의 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한 몇가지 기준이 설정돼 있다. 이 기준은 엘리베이터의 성능과는 별개이지만 성능을 더 좋게 보이게 하는 요소들로서 작용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의 한 예로 평균 운전 간격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몇대로 구성된 엘리베이터 그룹의 평균 운전 간격을말하는데 엘리베이터의 왕복 주행 시간을 그 그룹의 엘리베이터 대수로 나눈값이다.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 설비 계획 단계에서 교통 수요에 맞는 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평균 운전 간격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른 지표로서 이용되고 있는 것은 평균 응답시간이다. 이는 엘리베이터 그룹에서 엘리베이터가 하나의 승강장에서 버튼이 눌려 호출된 다음 도착하기까지의 걸리는 시간의 평균치를 말한다. 평균 미응답 시간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평균 응답 시간은 평균 대기시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데 교통 수요에 따라 늦어지기도 하고 빨라지기도 한다. 평균 대기시간은 임의의 층에서 사용자가 기다리는 시간의 평균치를 말한다.
조지 스트라코시의 저서 "수직운송-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는 이러한 지표들을 사무용 건물에서의 엘리베이터 교통 분포 조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 내용에 따르면 사무용 건물에서의 엘리베이터 교통은 업무 개시 전5분동안 피크를 이룬다. 업무 개시전 30분부터 서서히 상승 교통이 증가하다가 업무 개시 8분전부터 3분전까지 5분동안 전체 이용자의 12%가 몰려 가장교통량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하강교통은 업무 시작 시간 전에는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다 업무 시작시간이 지나면 점차 교통량이 증가한다.
외국에서는 이처럼 여러 지표들을 이용해 엘리베이터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고 엘리베이터 업계는 교통량에 따라 적절히 조정 함으로써 엘리베이터 운용 에 효율을 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 편의를 위한 안내는 물론 화려한 내장으로 심리적 안정감 을 추구하고 건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데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 이같은 개념이 도입되려면 시간이 걸릴것 같다. 극히 일부 엘리베이터 업체들만이 선진국의 이같은 개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따라서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살린 제품이 나오기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일 걸리는것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엘리베이터를 설치.사용하는 건물주도 사람이많이 이용하는 시간에는 모두 가동시키지만 덜 이용하는 시간에는 몇대에 사용 중지 팻말을 부착해놓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절전 등이 주된 이유겠지만기본적으로 승객의 편의는 뒷전임을 부인 할 수 없다. 우리의 엘리베이터 업계도 이제 날로 사용이 늘어나는 엘리베이터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통량 조사를 바탕으로 엘리베이터 설계 단계서부터 효율을 기해야 할 것으로 지적 되고 있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