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 2개매장 증설, 업계 "메카톤급 태풍 막아라" 비상

세진컴퓨터랜드가 8월 한달에만 인천점과 영등포점을 잇달아 오픈、 매장 증설을 통한 시장장악 움직임을 멈추지 않자 그동안 관망자세를 보여온 관련업계가 동향조사 및 보고체계를 긴급 가동하고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등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세진컴퓨터랜드는 오는 5일 인천광역시 중구 선화동 1-1번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 연면적 2천1백여평의 대형 매장을 개설한다.

세진은 또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서울 2호점인 영등포점을 개설키로 건물 주와 계약을 체결、 오는 24일 개장할 예정이다.

세진이 인천점과 영등포점을 개설할 경우 1호점인 부산점을 비롯、 대구점、 대전점、 서울 잠실점、 울산점 등 전국 6대도시에 7개매장을 갖춘 초대형 직영 유통망을 확보하게된다.

특히 인천점과 영등포점의 경우 월 평균매출이 각각 50억원 정도일 것으로예상하고 있어 계산대로라면 오는 9월 한달동안만 7개점을 통해 총 3백억원 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삼보.LG 등 PC 메이커는 물론 선경유통.코오롱정보통신 등 PC유통업계 、 그리고 용산전자상가 입점업체들은 세진의 이같은 최근 동향과 관련해 시장장악이 가속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자금력 부실을 이유로 세진의 동태를 관망하던 자세를 탈피해 각종 채널을 통해 세진 관련 정보입수 및 분석에 돌입했으며 유통시장의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 연구에도 착수했다.

PC 메이커들은 대형 양판점 위주의 세진 유통망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영세한 자사 대리점들이 타격을 받아 대리점 유통망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선경유통.코오롱정보통신과 같은 도매업체들은 세진과 같은 소매업체의 성장이 앞당겨질 경우 영세 소매업체들의 쇠락으로 이어져 자신들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PC 메이커들과 대형 도매업체들은 세진의 성공에 대비해 대리점이나 거래선 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느냐 아니면 직영매장 개설 등을 골자로 하는 직영망을 확충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또 용산전자상가 입점업체들은 세진의 영등포점 오픈이 컴퓨터유통의 본산인 용산상가 공략의 신호탄이라고 보고 있어 이들 사이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용산상가는 세진의 영등포점과 용산상가간의 상권경쟁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상우회를 중심으로 대책마련을 위한 숙의에 들어갔다.

이들 업계에서는 그러나 세진이 국내 초유의 대형점 위주 직영유통망 전략을 구사하는데다 유통망 확대속도가 워낙 빨라 적절한 대응 방안마련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관계자들 사이에는 "그동안 세진의 자금력을 문제삼아 도산의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관망만 해온 안일한 태도때문에 스스로 대응할 기회를 잃었다" 는 자성의 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들은 한가닥 희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세진의 무한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릴 때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 때문이다.

메이커들은 최근 제우정보의 부도로 인해 상거래가 매우 위축돼 있어 용산업 자들 스스로 외상거래를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세진이 물량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세진은 판매확대보다는 오히려 구매의 병목현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또 용산상가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아무런 대응이 없는 힘있는 PC 메이커들이 가격파괴와 같은 방법 등 어떤 식으로든 세진의 판로를 제지하지 않겠느냐는기대에 차 있다.

매월 판매확대 하나만을 무기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세진이 판로에 타격을 입게 되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이들은 보고 있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