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컴퓨터 유통업계에는 세진컴퓨터랜드와 관련된 근거없는 루머들이 난무 하고 있다.
그 첫째가 대우통신과의 관련열이다. 대우통신이 세진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외상대금을 받지 못한 채 오히려 눈덩이처럼 점점 커지고 있다는 소문이 다. 관련업계는 대우통신이 자의든 아니든 엄청난 액수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이상 사실상 세진의 주인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만약 자의라면 유통망이 부실한 대우통신이 사업자금을 대주면서 세진을 키운 후에 자사 유통망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약 이러한 추론이 아니라면 부실채권이 늘다 보니 세진의 부도가 두려워 점차 그 액수 를 늘려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둘째는 또 다른 외부자금 유입설과 든든한 뒷 배경설이다.
이같은 소문은 "세진이 운영자금을 어렵게 자체조달한다 치더라도 최소 20억 원이 넘는 매장개설비는 과연 어디서 동원하는가"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컴퓨터 유통업계는 대우통신이 아니라면 제2의 자금지원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것도 아니면 매장을 거저 빌려줄 정도이거나 은행 여신을 마음대로 끌어 쓸 수 있는 든든한 "뒷배경(?)"이라도 있을 것이라는생각이다. 이외에도 세진과 관련된 루머는 상당히 많다. 그 가운데 한 사장 개인과 관련된 소문도 적지 않다. "야심에 찬 청년실업가"라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제2의 차지혁"이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다.
대우통신과의 관련설은 세진컴퓨터랜드와 대우통신이 현재 밀월관계(?)로 서로 돕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우통신 관계자나 한 사장이 한결같이 부산시절부터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강조하고 있는 게 이를 증명해준다.
세진의 입장에서 보면 대우통신이 메이커로서 PC를 공급해주는 유일한 업체 이며、 대우의 입장에서는 세진이 자사의 제품을 많이 팔아주는 파트너인 셈이다. 그러나 과연 대우통신이 세진의 자금원인지 또는 사실상 주인인지는 지금으로선 정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양측만의 비밀이기 때문이다.
두 당사자들은 "어디까지나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라고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세진과 대우통신간의 우호적인 관계는 다른 업체에게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전자.현대전자 등은 이 소문의 진상에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대우가 세진을 등에 엎고 PC판매를 강화할 경우 자사 영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장차 대리점망 유지전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컴퓨터업체는 세진컴퓨터랜드와 대우통신간의 관계가 계속적으로 돈독해지면 제품공급 거부는 물론 다른 견제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고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부품공급업체들은 오히려 세진과 대우통신의 밀월관계를 반기는 분위기이다. 대우통신이 세진의 뒤를 밀어준다면 그만큼 거래의 안전성이 보장된 다는 생각이다.
제2의 자금원설이나 뒷배경설에 대해선 한 사장이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 사장은 자신의 신용하나로 매장개설 비용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내용은 이렇다.
이달말 개장 예정인 영등포점의 경우 임대전세금이 30억원. 그러나 세진의 계약금은 단 1억원이다. 나머지 29억원의 중도금은 건물주와 합의하에 근저 당권을 설정、 은행대출로 변제한다는 것이 계약서상에 수기로 명시돼 있다.
세진은 다달이 대출금을 상환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즉、 매장개설에 필요한 세진의 실질적 자금은 단 1억원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는 언뜻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지만 세진은 매장 대부분을 이러한 방식으로 임대했다. 이것이 한 사장의 사업수완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2의 자금원설보다는 뒷배경설이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는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이같은 거래가 자신의 신용과 신념으로 건물주를설득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고졸 중퇴인 자신에게 뒷배경이 있을 게 뭐 있겠느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