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카드 통합화 바람 (3)

TV나 VCR처럼 PC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개발된 MPEG카드는 지난해말부터 멀티미디어PC붐을 타고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가격이 워낙 비싸 PC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MPEG카드는 염가보급형 개발에 힘입어 올들어서는 상당수의 멀티미디어PC에기 본품으로 탑재되고 있으며 단품으로도 사운드카드에 버금갈 정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국내에 본격 보급된지 1년 남짓한 올 7월말 현재 약 30만장 정도가 팔릴 정도로 MPEG카드는 사운드카드에 이은 히트작 멀티미디어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MPEG카드업계에 최근들어 이상기류가 형성 되고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MPEG카드업계에 흐르고 있는 이상기류는 다름아닌 VGA카드만 가지고 SW적으 로 비디오 CD를 돌려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즉 펜티엄 75MHz급 이상의 CPU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하는 MPEG 구동드라 이버인 DCI 환경만 구축되면 VGA카드만으로도 비디오 CD를 무난하게 볼 수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2MB급 메모리를 갖춘 64비트급 VGA카드와 미국 XINGS、 미디어메틱스 컴퓨코아 등이 제공하는 SW MPEG 디코딩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야만 MPEG카드를 통해 구현되는 비디오 CD 화면에 맞먹는 동화상 화 질이 구현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기술적 제안들이 현실화되면 현재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하드웨어M PEG카드는 SW MPEG를 이용한 VGA카드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으로 인해 시장 주도권을 VGA카드에 내주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이미 최근들어 현실화되어 예상보다 빠르게 기존 MPEG카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카드업체인 에프엠 컴이 최근 SW적으로 비디오 CD를 구동하는 64 비트 VGA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명성테크 택산전자 등 VGA카드업체들도 유사 한 제품을 개발、 본격 판매에 나서고 있다.

또 서두미디어 석정전자 서한전자 등 기존 MPEG카드업체들과 국내 5대 PC업 체들도 최근들어 SW적으로 비디오 CD를 돌려 볼 수 있는 VGA카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VGA카드업체인 가산전자는 미 트라이던트사가 SW MPEG를 지원하기 위해 야심적으로 개발、 보급에 나선 64비트 그래픽 가속칩인 "9680" 을 탑재한 본격 64비트 VGA카드를 이달말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어 SW적으 로 비디오 CD를 플레이백 할 수 있는 VGA카드 시대가 본격 개막될 것으로예견되고 있다.

기존 MPEG카드업체들도 단순히 비디오 CD를 돌려 보는 것은 이제 VGA카드만 으로 가능하며 내년 초에는 현재 하드웨어 MPEG카드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을 거의 VGA카드가 흡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현재 개발、 보급되기 시작한 VGA카드로 비디오 CD를 보는 데는 몇가지기술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게 MPEG카드업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MPEG카드업체들은 "VGA카드로 비디오 CD를 구동할 경우 MPEG-1규격이 제안하고 있는 기본 해상도인 3백20×2백dpi 만을 제공하고 풀스크린이나 화면캡처 등 다양한 화면 및 기능 구현에는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하면서 "하드웨어 MPEG카드 나름대로 고유의 영역이 있어 SW적으로 구동되는 VGA카드에 쉽게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PEG카드업체들은 MPEG카드가 VGA카드에 통합 내지 흡수 되는 것은 대세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VGA카드업계의 공세에 위협을 느낀 MPEG카드업체들은 그 대안으로 오버레이 TV수신기능을 MPEG카드에 흡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오버레이 및 TV수신은 지금까지 대부분 독립적인 카드형태나 도트보드 형식 으로 MPEG카드에 끼워 기능을 발휘했으나 최근들어서는 MPEG카드에 올인온 타입으로 내장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 MPEG카드 양대 산맥인 옥소리와 두인전자는 이미 오버레이와 TV수신기 능까지 발휘하는 복합영상카드를 개발、 출시하고 있고 서두미디어 다우기술 제이씨현시스템 고려투윈컴 등도 복합카드 개발 및 공급에 전력을 기울이고있다. <이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