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의 통신사업 구조조정 계획은 정부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PC통신서비스인 천리안 매직콜을 통한 전자공청회라는 방법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또 다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 전자공청회에는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물론이고 통신사업 진출을 추진중인 민간기업들의 임원급이 대거 참석、 구조조정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를 반영 했다. 공청회 참석을 신청한 사람은 총95명으로 집계됐으나 한화전자정보통신에서3 명의 임원이 하나의 ID로 신청하고 한국통신의 이용경 무선통신개발단장이중복신청 실질적인 참석자는 96명인 것으로 최종 조사됐다.
업체별로는 총 55개 기업이나 기관이 참가해 이번 구조조정에 관한 각 기업 의 의견을 제시하고 의문점을 물었다.
우선 한국통신에서는 정회성 무선국관리국장을 비롯、 우승술 경영전략실장 、 이용경 무선통신개발단장 등 무려 10명이 참가를 신청、 국내 최대의 통신사업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이동통신에서는 표문수상무를 시작으로 PCS추진본부장인 류승문 이사 등6명이 공청회에 참석했고 데이콤은 조익성 이사、 최각진 PCS사업 개발본부 장 등 6명의 임원 및 간부들이 이번 전자공청회에 의견을 피력했다.
또 신세기통신에서도 김영주 기획이사 등 5명이 참석했으며 나래 서울이통 등 무선호출 사업자들도 각각 사장 등 임원급이 공청회에 참가를 신청、열띤 의견공세를 펼쳤다.
최근 PCS사업 진출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LG그룹과 삼성그룹、 현대 그룹에서도 실무 사업준비팀의 임직원이 대거 참석했으며 도로공사、 한국전력 등 정부투자기관의 임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 전자공청회에서 가장 많은 의견이나 질문을 던진 사람은 JEHH라는 ID로참가한 신세기통신 기획부 제훈호과장으로 "PCS 국제 로밍 고려여부"라는 제목의 의견을 비롯、무려 7차례에 걸친 의견과 질문을 던졌다.
그는 특히 실무자 답게 정부의 시안중에서 실질적이고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질의를 집중적으로 개진하는 열의를 보여 천리안 가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통신 기획조정실 구본철부장(ID:KUBOHN)은 "적정한 PCS 사업자수와 무선 방식"이라는 의견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PCS사업자수는 정부의 시장 개방정책과 맞물려 추진하는 통신경쟁력 강화 차원의 고차원적인 전략"이라고 전제 하고 "우리의 무선기술능력과 경제 규모를 따져 볼때 5~6개의 PCS사업자수는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밖에 PCS에 대한 기술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데 대해 "향후 국내 통신사업 의 혼란이 예상된다"는 등의 구국적(?) 차원의 질문도 등장했으며 "허가 서비스에 따라 사업 구역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다. 이번 정통부가 기획한 전자 공청회는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 사업자 선정에 대한 의견을 직접 정보통신 미디어인 PC통신을 통해 실시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만 하다.
하지만 예전에 실시했던 공청회와는 달리 각계 각층의 참여가 부진했고 익명 성을 보장하지 않아 보다 신랄하고 뜨거운 공방전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와함께 이번 전자공청회가 "구조조정 시안"이라는 핫이슈에 대한 여론의 화살을 피하고 정상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비판의 소리를 PC통신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둠으로써 정부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호도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는 비판도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