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공사 업체가 올해말로 1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수 증가로 인한 전기공사업계의 심각한 경영난과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전기공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1종 전기공사업체 2천4백47개와 2종 전기공사업체 6천2백21개를 포함 총 8천6백68개에 달했던 전기공사 업체 가 올해 말로 1만개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지난 90년 말 1종 8백6개、 2종 2천3백개 등 3천1백6개에 불과했던 전기공사업체가 5년만에 3.2배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셈.
이로인해 전기공사업계는 업체 난립으로 인한 치열한 수주경쟁과 전문인력 부족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전기공사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로 인한 부실기업의 양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공사업체는 자본금과 기술인력 보유능력 등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1종과 2종으로 나뉘고 있다. 1종 업체는 전국 어디에서나 공사를 수주할수 있으나2 종 업체는 면허를 발급받은 시.도지역에서만 공사를 수주할수 있다.
5년전만 해도 전국적으로 전기공사를 시공할수 있는 업체가 8백6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6월말로 2천4백47개에 달해 3배로 늘어났다. 2종 공사업체도 5년 전 2천3백개에서 6천2백21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공사업체가 늘어나더라도 공사규모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면 큰어려움은 없지만 공사업체가 늘어나는 것만큼 공사규모가 늘어나지 못하고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전기공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기공사액은 90년 2조5천1백27억원에서 91년 3조4천9백55억원으로 전년대비 39.1%가 늘어났으나 92년에 4조3천6백43억원 으로 24.8%가 증가한 데 이어 93년 4조8천1백25억원으로 10.2%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기공사협회는 이달 말이면 지난해 전기공사액에 대한 최종 집계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있으나 대략 5조9천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22.6%가 신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기공사 수주액은 7조원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기공사 수주액도 5년간 약 2.8배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전기공사업체가 3배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약간 낮은 수치다.
전기공사금액을 전기공사 업체수로 나누어 보면 5년전인 90년 말에 1개업체 가 수주한 평균금액은 10억9천2백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업체당 평균 7억8 천8백만원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에도 이정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순하게 숫자상으로 계산해도 1개업체당 3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그동안 인건비상승과 물가상승분을 계산하면 기업의 채산성은 더욱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전문 기술인력의 부족으로 인한 공사의 부실화와 인력 스카우트경쟁 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종 공사업체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전기공사기사 1급 이상 자격자 1명 과 전기공사 기능사 자격자 2명을 확보해야 하고 2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전기공사 기사 2급 이상 자격자 1명과 전기공사 기능사 자격자 1명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어려워 전기기사 1급과 2급 자격자 를 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로인해 새롭게 전기공사업체를 설립하려면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는 기술 자를 빼내올 수밖에 없어 업체간 스카우트 경쟁이 가열되면서 인건비가 상승 하고 있으며 기술자를 잃고 무자격 업체로 남아 편법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면허를 발급해주는데 그치지 않고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누구나 쉽게 전기공사업체를 설립할수 있다는 전기업계의 풍토도 철저한 준비와 능력을 갖춘 후에 업체를 설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전기공사 업체 모두가 살아남을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병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