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 95 출시가 임박하면서 애플 컴퓨터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윈도즈 95가 "매킨토시 킬러"가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일부에선 심지어 윈도즈 95의 출하로 애플사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란 분석까지 내놓고 있어 애플의 위기 의식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81년 IBM PC가 출현했을 때만해도 신문 광고를 통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등 호기를 부렸던 애플사이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또 다르다.
PC 시장 개척자로서의 명성도 퇴색했고 시장 점유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상황에서 그나마 애플의 자존심을 지켜준 매킨토시의 기술적 우위마저 윈도 즈 95의 특장점에 가려 빛을 잃고 있다.
탁월한 그래픽 기능과 사용의 편리성、 멀티 태스킹 등 매킨토시 소프트웨어 의 장점으로 인식돼온 것들이 점차 보편화 되면서 애플이 경쟁 제품에 비해이렇다하게 내세울 것이 없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이클 스핀들러 애플사 회장은 윈도즈 95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윈도즈 95가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며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를 보이면서 겉으로는 불안감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그러지 않아도 줄어들고 있는 시장 점유율이 윈도즈 95 출하 로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극히 우려하고 있다.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은 80년대 후반만 해도 15% 정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엔 8%로 낮아졌고 올들어 더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윈도즈 95가 본격 출하되면 이런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이에 따라 기존 전략의 수정을 통해 위기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들어 눈에 띄는 변화는 가격 전략의 변화다.
지난주 애플은 IBM、 컴팩 등 경쟁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 제품을 발표 그동안의 고가 전략에서 점차 탈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애플사의 고가 전략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의도적인 시장 차 별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전략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애플 경영진이 인식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윈도즈 95 출하에 맞춰 경쟁업체들이 제품 판매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상황에 맞서기 위해서도 전략의 수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을 유지.확대하려는 애플의 노력은 또 호환업체 수 확대로 이어 지고 있다.
올들어 이미 매킨토시 운용체계 라이선스를 통해 3개의 호환업체를 탄생시킨 애플은 앞으로 잇따라 호환업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애플 진영을 구축、 매킨토시의 영향력을 늘려나가겠다는 의도다.
매킨토시의 영향력 확대는 시장 성패의 관건인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 의 지원을 끌어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윈도즈 95 출하에 대한 대응책은 기술개발 분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애플의 비장의 카드는 코드명 "코플랜드"로 알려진 새로운 매킨토시 운용체계. 내년 발표될 예정인 이 제품에 대해 스핀들어 회장은 인터페이스의 신기원을 이루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또 PC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은밀히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기술우위를 유지키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애플의 노력이 윈도즈 95의 "거센 파도"를 넘을 수 있을지는미지수다. 애플의 인수설이 끊임 없이 나돌고 있는 것도 이런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수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