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를 비롯한 미국의 전화업체들이 독일 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독일 통신 시장개방안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전화업체들은 독일의 통신시장개방계획이 국영통신업체인 도이치 텔레컴 DT 사의 독점체제를 그대로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짜여졌다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 미전화업체들은 통신법 개정안에는 기업과 가정에 전화를 연결해주는 지역접속 역할을 DT가 여전히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AT&T는 독일이 통신시장을 개방해도 DT가 고율의 접속료를 부과하면 다른 업체들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별 매력이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T&T측은 "현재 DT는 접속료를 회선당 1천달러로 책정하고 있다"며 "이처럼 높은 접속료가 조정되지 않으면 독일의 통신개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전화업체들이 이처럼 접속요금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몇년전에도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정부는 DT사의 휴대전화서비스의 독점을 막기위해 제2사업자로 독일 만네스만사와 미에어터치 커뮤니케이션즈사의 휴대전화합작사 만네스만모빌푼크 의 설립을 허가했다.
그러나 만네스만 모빌푼크사는 기업 및 일반가입자 접속을 위해 DT의 높은접속료를 지불해야했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만네스만은 요금에서 DT와 경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DT는 최근들어 만네스만에 대한 접속요금을 인하했다. 하지만 이는 DT가 스스로 취한 조치가 아니라 만네스만의 끈질긴 요구를 독일정부가 받아들인 결과였다. AT T의 한 관계자는 "통신법개정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이같은 일은 앞으로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독일 통신부는 외국통신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법률을 제정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DT의 접속요금을 항상 감시할 것이며 외국 통신업체들이 DT의 접속료가 부당하게 높다고 생각하면 조사요청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일 통신부는 지난 8일 통신법개정안을 발표했으며 이는 올해말경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박상우 기자>